“윤석열 정부의 외교, 드라마면 좋겠다...미국 중심 '패권', 일본 '호가호위' 당분간 계속될 듯”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

2023-06-12     이영광 기자

지난 5월 31일 북한이 정찰 위성을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앞서 북한은 5월 31일부터 6월 11일 사이 정찰 위성 발사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자 한미일은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 위성에 왜 한미일은 반발하는 것일까? 

북한의 정찰 위성 발사 문제와 함께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최근 북일 정상회담 언급한 것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고자 지난 9일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와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북한은 자기 시간표대로 지금 밀고 가고 있는 과정”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사진=정대진 제공)

- 지난 5월 31일 북한이 정찰 위성 발사를 했지만 실패했고 북한도 실패 인정했어요. 이 과정 어떻게 보셨어요?

“북한이 작년부터 올해 4월까지 군사 정찰 위성 발사 준비를 한다고 그랬죠. 예고한 대로 4월에 자기들은 준비를 마쳤고 실제 5월 31일에 1차 발사를 한 건데 누리호 쏘는 걸 전 국민이 좀 봐서 알고 있겠지만 쉬운 일은 아닌 거잖아요. 북한이 현재 기술 수준에서 한 번에 이룬다고 하면 굉장히 기적적인 일이겠죠. 어쨌든 예고한 대로 북한은 자기 시간표대로 지금 밀고 가고 있는 과정이고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겠다고 지금 북한도 얘기하고 있죠.”

- 그럼 이게 북한의 시간표인지 아니면 누리호 영향이 있었을까요?

“아마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누리호가 결정적인 변수로 돼서 조속한 발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에는 증거들이 조금 부족한 것 같아요.”

- 우리 나로 우주센터가 만들어진 게 얼마 안 됐잖아요. 그러나 북한은 자체 로켓 발사한 게 좀 되지 않았나요?

“북한은 그동안 미사일 부분에서 로켓 기술이 많이 발전됐었죠. 그런데 우리는 미국과의 협정 때문에 미사일 제한 규정들이 있었잖아요. 기술적인 제약과 규범적 제약을 하나하나 제거해 가면서 우리는 뒤늦게 출발한 것 같기는 하지만 기술적으로 응축이 많이 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단기간 내에 그래도 성과를 좀 낸 거고 북한은 장기간에 기술적 규범적 장애나 장벽 이런 거 신경 쓰지 않고 자기들 시간표대로 쭉 가는 나라였잖아요. 그렇게 해서 오래전부터 발사체 기술 개발을 계속해 왔던 거죠.”

- 북한이 처음에 5월 31일부터 6월 11일 사이 쏠 거라고 했고 그다음 6월에 쏠 거라고 했죠. 하지만 5월 31일 바로 쏘았죠. 계획이 변경된 건지 아니면 연막전술이었을까요?

“계획된 날짜는 이미 공표했고 기상 상황을 최종적으로 봤겠죠. 그래서 기상 상황이 맞으면 쏘죠. 그게 우연히 5월 31일 맞아서 바로 발사한 것 같아요.”

-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관 한 것 같거든요. 이게 의미 있을까요?

“군사 정찰 위성 발사를 작년부터 공헌해서 첫 번째 발사 시도 하는 건데 관심을 가지고 했겠죠. 그리고 성공했다면 아주 대대적인 선전하고 업적으로 삼았을 건데 그러지 못한 상황이 돼버린 건 내상이 됐을 거예요.”

- 어느 정도요?

“내상이야 김정은 위원장의 심리적 충격인 거고, 그렇다고 해서 북한 내부의 무슨 지도력에 균열이 생기거나 그런 정도는 아닐 거고요. 그런데 이걸 실패했다고 해서 북한 인민들 사이에 동요가 일어나거나 지도층 사이에 균열이 일어나는 여진이 강력한 상황은 아닐 거고요.”

- 김정은 위원장 리더십엔 영향이 없을 거라는 거죠.

“리더십에는 큰 영향을 안 주죠, 과거 미사일 발사 실패도 수두룩하게 했거든요. 계속 독려 하면서 가니까 오히려 실패하더라도 이게 더 나은 도약을 위한 단합과 각성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거죠.”

- 북한이 실패 원인을 빨리 파악한 거로 알고 있거든요. 하지만 추가로 안 쏘죠. 왜 그럴까요?

“연료에 문제가 있었다고 추정 하고 있는 거고 과학적으로 이게 문제라고 하는 걸 확정 짓고 또 개선 하는 걸 일주일 사이에 한다? 저는 잘 납득은 안 돼요. 그리고 2012년에도 4월에 쏴서 실패하고 한 8개월 있다가 또 쐈거든요. 우리도 누리호 같은 거 한 번 실패하고 한 6개월 이상 걸리고 하잖아요. 이걸 한 일주일 사이에 다시 한번 쏜다? 조금 상상하기는 힘들죠.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하면 정말 연막전술을 썼던 걸 텐데 그걸 위해 엄청난 자원을 들여서 발사체를 하나 버린다? 이것 또한 또 상상하기 힘든 거죠.”

- 이번 실패로 관계자들 처벌이 있을까요?

“아니요. 기회를 줄 거로 생각해요. 과거 2012년부터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군사력 강화 체계를 보면 과학자 우대 부분에서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바로 처벌하진 않아요. 오히려 이걸 바탕으로 더 각성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성공하도록 더 압박하면 했지 이것 때문에 과학자들을 처벌하진 않을 겁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이나 우주 발사체 쏘는 게 일본 열도 지나가...심리적으로 굉장히 영향력 큰 사안”

 "북한 입장에서는 일본과 관계 정상화만 할 수 있다면 아주 상당한 거액의 외자를 유치할 수 있다"고 말하는 정대진 교수(사진=정대진 제공)

- 북한이 정찰 위성 쏜 건데 왜 한미일 반발할까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서 일단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체를 쓰는 게 원천적으로 불법이고요. 그리고 정찰 위상을 가진다고 하는 건 지금 북한이 핵 능력을 가져가지고 주먹과 근육 힘을 길러놓은 상태죠. 펀치를 날리시려면 눈이 있어야 되는데 눈이 지금 없는 상태예요. 그 눈을 갖추게 된다고 하는 건 북한의 핵 능력이 군사 능력이 훨씬 더 강화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걸 원천적으로 차단 해야 되는 거죠.”

- 북한의 정찰 위성과 우리 누리호는 전혀 다른 개념인가요?

“우리는 합법의 영역에서 하는 거고 북한은 불법의 영역에서 하는 거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다른 거죠. 기술적으로 용도가 군사위성이든 상업 위성이든 간에 위에서 찍는 거잖아요. 어디를 들여다보는 거에 따라서 활용도가 달라질 수 있는 거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는 합법의 영역이고 북한은 불법의 영역에서 하는 거기 때문에 이걸 비교 대상으로 삼으려고 하고 이해를 해보려고 하는 시도 자체가 조금 난센스라고 생각해요.”

- 최근 기시다 일본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 필요성을 언급했잖아요. 그리고 정찰 위성 발사전 북한이 일본에 통보했다고 들었거든요. 북일 사이 뭔가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이런 공개적인 제안들이 오고 가는 것 자체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고요. 일본 외교의 기민함을 볼 수 있는 거죠. 기시다 총리 같은 경우 외무성 출신이기도 하지만 굉장히 외교가 긴밀하게 움직이는 것 같아요. 미국과 밀착 하면서 동시에 러시아하고도 완전 척지는 건 아니고요. 또 북한이 탄도미사일이나 우주 발사체 쏘는 게 일본 열도를 지나가는 거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굉장히 영향력이 큰 사안이거든요.

이 사안에 대해서 어쨌든 북한이 실제 행동에 들어가기 직전에 또 대화 제의를 하면서 자기들한테 위협이 되는 상황을 완화하려고 하는 움직임도 구체적으로 보이는 게 굉장히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가치가 안 맞다거나 어제까지 적이었는 거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든지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면을 지금 일본 주도로 보여주고 있는 상황인 거죠.”

- 일본과 북한의 계산이 뭔가 맞는 것 같거든요. 그게 뭘까요?

“북한은 돈이 필요한데 일본과 관계 정상화 이야기를 시작하면 처음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과거의 식민지 배상금이죠. 90년대 이야기 시작할 때는 1년에 1억씩 해서 36억 달러 정도 그 내외로 처음에 이야기가 시작됐고 북일 수교 회담 이야기 오가면서 300억 달러로 많이 올라가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북한 입장에서는 일본과 관계 정상화만 할 수 있다면 아주 상당한 거액의 외자를 유치할 수 있죠.

그리고 북한이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 만약 자세 변화 해서 나온다고 하면 일본 정권 차원에서는 오랜 숙원 과제였던 납북자 문제에 대해 대국민 설명할 수 있는 해명할 수 있는 근거들이 마련이 되는 거죠. 그리고 또 일본 입장에서 어쨌든 한국을 제치고 북한과 관계 정상화를 이룬다고 하는 건 동북아에서의 영향력 확대할 수 있는 하나의 발판을 또 확실하게 마련하는 거잖아요. 이런 것들이 맞으니까 북일 관계 정상화 얘기는 언제든지 다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거죠. 지금은 원론적인 수준이기는 하지만요.”

- 일본은 아시아에서 패권 국가가 되려고 한다는 의견도 있어요.

“그렇죠. 과거 일본이 20세기에 시도했던 거잖아요. 그리고 실제 20세기 중반까지 패권 국가였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은 게 지금 일본 보수나 수구 우익들이 늘 하던 이야기죠.”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미국이 예전만큼 힘없고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어가니 일본 스스로 힘 키우려 한다고 진단 하던데.

“일본이 자기 힘 키우려고 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죠. 하지만 80년대에도 미국이 제압했던 거잖아요. 플라자 합의 하고 또 반도체에서 힘을 뺀 혜택을 우리나라와 중국이 90년대 입었던 건데요. 그 시도를 일본은 계속하는 거고 미국은 제압하고 하는 건데 미국의 힘이 완전히 빠졌다는 건 엔화가 달러화를 대체하면 그 말이 가능할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 달러화가 기축 통화고 달러의 힘을 가지고 얼마든지 또 군사적으로도 또 미국이 압도적이고 위에 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미국 중심의 패권 유지 그리고 일본이 그 틀 안에서 호가호위하는 형국들은 아마 당분간 계속 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외교는 한판 승부가 아니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바뀐다고 보기 힘들어” 

- 문제는 우리 아닌가요? 윤석열 정부는 미국과 일본에 붙어서 하려는 거잖아요

“그렇죠.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누구하고 잘 지내는 게 문제가 아니라 누구랑 척지지 않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정부가 가치 외교라고 하는 걸 1년 동안 표방했잖아요. 그러면서 굉장히 가치 외교에 중점을 두고 속도를 낸 거죠. 저는 지금 상황이 드라마를 보고 있는 상황이면 좋겠어요. 뭐냐하면 드라마 초반부에는 ‘왜 주인공이 저런 행동을 하나’라고 하는데 한 3~4화 지난 다음에는 반전이 펼쳐지고 하잖아요. 이런 것처럼 지금 한미일 밀착하고 이렇게 아주 공고하게 결속력을 다져놓은 다음에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해서 또 국익을 챙기고 또 한미 일 사이 내에서도 또 우리 국익을 챙겨 나가는 반전이 윤 정부 내에서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한미일 가치 외교 일변도로 5년 동안 쭉 간다는 건 상상하기는 힘들 겁니다.”

-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년 동안 아무것도 없지 않나요?

“중국하고는 지금 관계가 사실은 굉장히 안 좋은 최악 상황이죠. 과거 문재인 정부 때 한일 관계 안 좋았던 거나 비슷한 그런 상황들이 펼쳐지는 거죠. 근데 외교는 한판 승부가 아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바뀐다고 보기 힘들 거고 이러다가 또 접점이 찾아지는 부분이 있는 거죠.”

- 최근 천안함 사건이 다시 떠올랐잖아요. 천안함 사건은 1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말끔히 정리되지 않은 느낌인데.

“말씀하신 대로 그 느낌이 문제인 거잖아요. 이게 첫 단추를 일단 조금 잘못 채웠고 그러다 보니까 아직 해결이 안 되고 방향을 잃고 있는 것 같은데 기술적이고 사실적인 면에서는 어쨌든 우리 군함이 정상적인 임무 수행을 하다가 폭침을 당한 거죠. 사실적인 면에서는 아마 논쟁이 정리가 된 것 같아요. 그 당시에 이미 국제 전문가들이 참석한 조사에서도 폭침으로 결론은 사실상 난 건데 그 이후에 문제들이 여의도에서 정쟁의 대상으로 계속 양산이 되는 것 때문에 말끔히 해결되지 않은 느낌이 든다는 거죠. 근데 우리 군이 정상적인 활동하다가 북의 공격으로 피해 입었다는 사실 자체에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어쨌든 당한 일이잖아요. 거기에 대해서는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가해자를 찾아서 책임을 묻는다란 그 원칙은 변함이 없어야 하는 것이죠.”

- 북의 소행이 맞다면 우리 군은 패잔병 아닌가요?

“정상적인 경비 활동을 하고 있었잖아요. 거기 와서 뒤통수를 치는 건데 가해자가 나쁜 거지 정상적인 경비 활동을 하고 있던 우리 군이 나쁜 건가요? 그건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건 패잔병이라고 볼 수는 없는 거죠.”

- 한국이 11년 만에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재진입했잖잖아요. 일부에서는 비상임 이사국 돌아가면서 하니 의미 없다던데 맞나요?

“의미가 있죠. 비상임 이사국 순번 들어왔을 때 못하면 그것도 문제잖아요. 이걸 의미 없다고 일부러 평가 절하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순번이 왔을 때 그 순번에 맞는 책임과 권한을 맡아서 행사하는 건 잘된 일이고 당연히 대한민국 정도 수준에서는 맡아야 할 일이죠. 오히려 맡지 못했으면 문제가 되는 건데 맡았으니 다행스러운 거죠. 이걸 가지고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잘 행사할 수 있도록 발전적으로 방향을 바라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입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