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덕분에 삭막한 골목이 '꽃밭'으로...아름다운 '실천'

생활 주변의 꽃밭 가꾸기 현장

2023-06-06     문아경

#삭막했을 골목...한 사람 덕분에 꽃 '가득'

한달 전 쯤에 전주시 남노송동의 한 골목길을 걷다가 주택 옆 고샅길에 아름다운 꽃들이 심어진 것을 보았습니다. 

누가 이렇게 심었는지 궁금했는데 대문이 열린 집에서 나오신 분은 오래 전부터 그 동네에 사시던 친구의 언니였는데 이제는 동네 어르신이 되셨습니다. 

'언제 이렇게 많은 꽃을 심으셨냐'고 물었더니 '꽃을 좋아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엊그제 지나다 다시 보니 접시꽃들이 붉게 피었고, 수국도 곱네요. 이 분이 안 계셨으면 삭막했을 골목인데 꽃밭이 되었습니다. 

한 사람 덕분에 동네가 이렇게 아름다워졌어요.

#내가 심은 장미...어르신들이 운동하며 보십니다 

요즘 다니면서 보면 덩굴장미가 곱게 핀 곳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예쁜 장미가 아무리 많아도 내가 심은 장미가 제일 예뻐 보이는 것은 거름을 주고 꽃이 피기를 기다렸기 때문이겠지요? 

가지가 너무 우거지면 꽃이 작게 핀다는 말을 듣고 전지를 해주긴 해야 할 텐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비사벌초사' 백명주 대표님께 부탁을 했더니 부군 되시는 김남용 선생님께서 직접 오셔서 다듬어 주셨습니다. 꽃이 언제 필지 기다렸더니 금세 예쁘고도 탐스럽게 피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꽃을 보러 가면 새 소리도 들리고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시들지 말라고 물도 줍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별로 없는 놀이터에서 어르신이 운동을 하며 꽃을 보십니다. 활짝 웃으시는 얼굴이 장미꽃을 닮았습니다. 

/글·사진=문아경(전주시민·전북환경운동연합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