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무산 위기, 정치권 "네 탓" 공방만... "꼴불견" 눈살

[뉴스 큐레이션] 2023년 6월 3일

2023-06-03     박주현 기자
전북혁신도시 내 국민연금공단 인근 금융중심센터 조성지.(사진=전북도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북지역 대선공약인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이 논의 기회조차 없이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여 충격과 실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정치권의 책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전북도당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은 연일 성명·논평전을 통해 ‘네 탓’ 공방만을 펼치며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를 보여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문재인 정부 시절, 김성주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재임 시절 손 놓고 있다가 이제와서 책임론 부각”

국민의힘 로고(사진=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2일 논평을 통해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과 관련해 "전북 정치권의 정부·여당 비판에 공감하고 이를 겸허히 수용한다"면서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꼭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논평을 통해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자 전북의 숙원사업으로 전북 발전을 위해 꼭 이행돼야 할 정책"이라면서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이 현 상황을 두고 정부·여당이 '전북도민을 우롱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167석의 의석을 가진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5년간 손을 놓고 있다가 이제와서 현 정부의 책임론만 부각시킨다”고 비난했다.

특히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제3금융중심지 지정의 적기는 문재인 정부 시절, 김성주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재임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며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문재인 정부 5년간 넋 놓고 있다가 총선이 다가오니 전북 현안에 관심을 가지는 모양새"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내고 제3금융중심지 지정 관련 지역구를 둔 김성주 국회의원의 행보를 보면 내년 총선을 위해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을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대통령의 남은 임기 4년 동안 민주당식 선거용 정치가 아닌 마음을 다하는 정치로 도민께 다가가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전북도당 "전북 금융중심지 논의 없이 ‘홀대’…전북도민 염원, 현 정권에서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로고(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그러나 이보다 하루 앞선 1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은 논평을 내고 ""전북도의 숙원사업인 금융중심지 지정이 지난달 31일 열린 제49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윤석열 정권에서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것이 전북의 분위기이며, 180만 전북도민의 염원은 현 정권에서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윤석열 정권의 전북 홀대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한 민주당 전북도당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전북을 방문해 전북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만큼 전북은 희망을 가지고 고대했다"며 "현 정권은 언제까지 전북을 선거 때만 활용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북도민들과 함께 이번 금융위원회의 기본계획 심의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도 민주당 김성주 의원(전주병)은 성명을 내고 "전북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 약속은 이번에도 철저히 무시됐다”면서 “전북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가 공언무시에 불과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고 직격했다.

그는 또 "이날 금융위원회의 기본계획에 전북 지정논의가 제외됐다는 것은 현 정부에 만연한 지역차별주의와 대통령이 전북도민과의 약속 이행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 전북도당 4년 전 ”제3금융중심지 무산, 문재인 정부·민주당 정권의 지역 이기주의, 전북 패싱·홀대 끝판왕“ 비난 

이처럼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무산 위기를 놓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는 사이에 많은 도민들은 과거 정권에서도 있었던 이러한 책임 넘기기 공방을 떠올리며 ‘꼴불견’이라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4년 전인 지난 2019년 4월 17일 문재인 정권 당시 민주평화당 전북도당은 성명을 내고 “전북의 제3금융중심지 무산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정권 하에서 지역 이기주의와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계속된 전북 패싱과 홀대의 끝판왕”이라며 당시 집권 여당이던 민주당을 공격했다. 

당시 민주평화당 전북 출신인 유성엽·김광수·조배숙 의원 등은 전주에서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무산에 따른 규탄대회’를 갖는 등 국민연금공단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하고 당시 지정 보류된 전북 제3금융중심지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무책임한 대선공약 파기’와 ‘민주당의 노력 부재’를 직격하며 집중 성토한 바 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