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왜 ‘사월 초파일’에 오셨을까요?
이화구의 '생각 줍기'
부처님께서 2567년 전 음력 4월 8일에 태어난 기록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음력 ‘사월 초파일’은 상징적인 의미가 큽니다. 제가 본 주역 계사전 해설서에 보면 ‘회통(會通)’이란 단어를 해설하면서 ‘사월 초파일’에 대하여 재미있게 설명한 부분이 있어 소개해봅니다.
‘회통(會通)’이란 길이 만난 네거리와 거기로부터 쭉 뻗어있는 길을 말합니다. 즉 사통팔달(四通八達)의 길이 회통(會通)인 셈입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을 ‘사통팔달’이라는 의미로 '사월 초파일'이라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도(道)라는 것도 ‘길’을 간다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길로 가야지 아무데나 가면 자유가 없다는 겁니다. 초는 자신을 태워 어둠을 밝힙니다. 촛불을 밝히는 이유는 혼자만이 아닌 주위도 되돌아보라는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몇 해 전 새로운 세상을 바라며 전국의 광장을 가득 메운 많은 국민은 촛불을 들어 혼탁한 세상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사람만 바뀌었지 여전히 권력이나 명예나 돈을 가진 자(者)들의 세상인 것 같습니다.
매서운 비바람에도 마지막까지 꺼지지 않은 연등은 비록 가난하였으나 정성스런 마음으로 밝힌 '빈자의 일등(貧者一燈)'이었지 겉만 화려한 오색연등이 아니었습니다.
‘사(四)통팔(八)달, 사(四)방팔(八)방'
막힘없이 소통하라는 상징적인 의미로 부처님 오신 날을 사월 초파일로 정한 게 정말로 맞는지 모르겠으나, 사찰에 걸린 저 오색연등이 혼탁한 대한민국의 정치판을 환하게 밝혀 상생과 협치의 기운이 넘쳐흘러서 우리 국민의 얼굴에 환한 미소로 피어나길 기원해 봅니다.
/글·사진: 이화구(CPA 국제공인회계사·임실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