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받지 못하는 '스승의 날'...진정한 교육이란?

이화구의 '생각 줍기'

2023-05-17     이화구 객원기자

5월은 계절의 여왕답게 장미와 아카시아, 찔레꽃 등 온갖 봄꽃들과 온 누리의 산천초목들이 살아 움직이는 싱그러운 계절입니다. 또한 5월에는 노동절을 시작으로 어린이날을 비롯해서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처님 오신날, 가정의 날 등 많은 기념일이 있는 사랑과 감사의 달이기도 합니다.

엊그제(15일)는 제 42회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정의 달인 5월에 들어선 많은 기념일 중에 유독 스승의 날은 다른 기념일에 비해 그리 환영을 받지 못하는 날 같은 느낌입니다.

아마도 과거 스승의 날에 촌지를 받는 관행 등 부정적인 시작이 많았던 탓도 있을 것이고, 교사라는 직업도 공무원으로서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는 인식이 강조되다 보니 그렇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또한 요즘 학교 교육에 대하여 말들이 많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교육자로서 교사의 자질을 결정하는 가장 큰 덕성은 제자들에 대한 인간적 사랑과 무한한 지적 열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양 고전 중 최고로 꼽히는 '중용'의 첫 문장도 보면 "天命之謂性(천명지위성) 率性之謂道(솔성지위도) 修道之謂敎(수도지위교)"라 말하고 있습니다.

즉, 하늘이 명한 것을 성(性)이라 하고, 성(性)에 따르는 것을 도(道)라 하고, 도(道)를 닦는 것을 교(敎)라는 의미입니다. 결국 중용에서도 천명에 순응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첫머리에서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육이란 교사만의 의지로 되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공자님께서도 가르침의 어려움을 걱정하며 배우려는 사람들의 적극성을 강조하셨습니다. 배우려는 사람이 무심하면 군자라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불분불계(不憤不啓)’라는 말쓸을 하셨습니다.

‘스스로 분발하는 사람이 아니면 이끌어주지 않는다’라는 뜻입니다. 그런가 하면 유교, 불교, 도교와 기독교 등 4교에 회통한 어느 목사님께서는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 교육이란 '양정(養正)'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양정은 정(正)을 기르는(養) 것입니다. 올바른 것을 가르치는 것, 사람이 되게 하는 것, 그것이 교육입니다. 지식만의 전달이 아니라 사람을 만드는 것입니다. 양정(養正)을 할 수 있을 때, 그럴 때만 선생님이지 그렇지 않으면 선생님이라 할 수 없다며 앙정(養正)을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요즘은 오히려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들이 학생의 발을 닦아주고, 학생들은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쓰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스승의 날은 선생님들께서 그동안 고생하신 것에 감사를 받아야 하는 날인데도 오히려 학생들의 발을 씻겨주니 더욱 감동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스승의 날은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기 위하여 지정된 날이라고 하는데 요즘은 김영란법에 따른 논란이나 교권 침해가 문제로 지적되면서 스승의 날을 임시 휴교일로 정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고, 일부에서는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는 국민청원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조금만 노력한다면 스승의 날이 학생과 교사가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P.S. : 제 딸아이가 중등학교 교사로 있는데 스승의 날을 맞아 책상에 도화지 한 장이 놓여있었는데, 학생들이 하얀 백지에 선생님 얼굴을 그리고 여백에는 선생님께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가득 적어 놓았습니다. 

/글·사진: 이화구(CPA 국제공인회계사·임실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