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 10일간 6만 5천여명 참여...‘관 개입·정체성 논란’ 극복 과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결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주제로 열흘간 6만 5,000여명의 관객을 맞이한 가운데 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폐막식은 이날 오후 6시 30분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삼성문화회관 앞 레드카펫 위로는 영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의 박하선 배우와 김남희 배우, '당신으로부터'의 신동민 감독, 강민주 배우 등 25명이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입장했다. 레드카펫의 대미는 영화제 기간 동안 뒤에서 묵묵히 지원하고 봉사해 준 '지프지기' 자원봉사단원들이 장식했다.
폐막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선보여
폐막식은 영화제 경과보고, 국제경쟁 등 부문별 수상작 소개, 조직위원장 폐막 선언, 폐막 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지난 4월 2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열흘 동안 전주시내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개최된 이번 영화제에는 42개국 247편의 영화가 선보였다.
개막작으로는 아프리카 이주 청소년들의 이야기인 '토리와 로키타'가 선정돼 상영된데 이어 이날 폐막식에서 선보인 폐막작으로는 사고로 남편을 잃고 홀로 남은 아내를 그린 한국 영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소개됐다. 이 영화는 소설가 김애란 작가의 동명 단편 소설을 영화로 각색·연출한 작품으로 김 감독을 비롯한 배우·연출·편집 등 지역 영화인 16명이 제작에 참여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폴란드 바르샤바로 떠난 ‘명지(박하선)’가 상처를 어루만지고 다정한 위로를 건네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반복되는 사회적 재난, 사고 앞에 망자를 애도하는 동시에 남은 사람을 구하는 길은 무엇일지 깊은 고심을 담았다.
김 감독은 사회적 사건과 조응하는 개인의 기억을 섬세한 감정 연출로 잡아내며 평단과 관객들의 적극적인 팬층을 확보한 감독으로 유명하다. 작품으로는 ‘열세살, 수아’, ‘청포도 사탕’, ‘설행 눈길을 걷다’, ‘프랑스 여자’ 등이 있다.
완전히 마스크 벗고 영화제 치른 게 큰 변화...좌석 점유율 83.1%
이날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영화제 관객은 폐막일 직전인 5일 기준 6만 5,900명으로, 지난해(5만 641명)보다 증가했다. 좌석 점유율은 83.1%로 지난해 68.1%보다 크게 늘었다.
일반 상영은 전체 상영 538회 중 370회가 매진되며 68.8%의 매진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한 해외 게스트도 지난해 56명에서 올해 126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완전한 극복'을 의미한다고 영화제 조직위는 전했다.
민성욱 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은 "완전히 마스크를 벗고 영화제를 치른 게 올해의 큰 변화였다“며 "영화제 슬로건인 '우리는 늘 선을 넘지'와 같이 올해는 한발 나아가면서 영화 창작자를 지원하고 지지하고 응원했다"고 말했다.
”우범기 전주시장, 독선으로 밀어붙여 영화인들 자존심을 짓밟았다“ 비판 여전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모처럼 오프라인에서 관객을 맞이하며 활기를 되찾는 등 동시대 영화예술의 대안적 흐름과 독립·실현영화의 최전선에 놓인 작품을 대중에 소개하는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외부 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마련해 축제로서 영화제 성격을 강화하고자 했다는 평을 받는다.
반면, 여전히 공동집행위원장 선임을 둘러싸고 당연직 이사장인 우범기 전주시장이 독선으로 밀어붙여 영화인들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는 비판은 남아 있다. 아울러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가 올 영화제를 앞두고 선임한 공동집행위원장은 정관에 위배된다는 전주시의회 주장이 제기돼 아직도 '관 개입' 논란과 '정체성'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24회째를 치르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를 도입했지만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지난 23년 간의 불문율이 깨졌다는 지적 또한 개선하고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