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신항만 기초 공사 10곳 이상 ’와르르‘...군산-김제 관할권 분쟁에 부실공사까지 ’갈수록 태산‘
뉴스 초점
새만금 일대에 들어설 신항만 시설 관할권을 두고 군산시와 김제시가 첨예한 분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에 항만 터를 떠받치는 기초 구조물이 지속적으로 무너져온 사실이 보도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새만금의 핵심 시설인 신항만의 기초를 이루는 댐이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음에도 대책이라고는 '반복해서 땜질식 덧댐 작업'이 전부라는 지적이어서 새만금 공사 전반의 부실화가 우려된다.
KBS전주총국 “새만금 신항만 공사 ‘와르르’…땜질식 덧댐 공사만 11곳‘” 문제 재기
KBS전주총국은 1일 ‘새만금 신항만 공사 ‘와르르’…땜질식 덧댐 공사만 11곳‘의 기사에서 문제를 짚었다. 해당 기사는 “2009년 첫 삽을 뜬 새만금 신항만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바다 메우기를 시작하며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그런데 항만 터를 떠받치는 기초 구조물이 지속적으로 무너져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리드에서 전했다.
“2040년까지 3조 7,000원을 들여 새만금에 종합항만을 짓는 사업의 1단계 사업의 공정률은 43%로 최근 '가호안'을 다 짓고 바다를 메우는 작업이 시작됐다”는 기사는 “바다 밑에서 퍼 올린 모래를 들이부어 새로운 땅을 만들고 있는데 이 땅이 나중에 항만이 된다”며 “그런데 이 돌덩이로 채워진 틀이 계속 무너지고 있다”고 영상과 함께 보도했다.
전체 가호안 5분의 1 무너진 셈...사고 나면 땜질식 처방 일관
기사는 “마치 굴삭기로 긁어낸 듯 가호안 사면을 따라 줄줄이 패였고, 위태로이 매달린 돌은 조금만 힘을 줘도 맥 없이 떨어져 나간다”면서 “KBS가 해양수산부에 자료를 요청해 확인해보니,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무너진 구간은 11곳의 780m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체 가호안 3.7km 가운데 5분의 1 넘게 무너진 셈인데 해수부는 사고가 날 때마다 다시 돌로 메꾸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는 기사는 해양수산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지난) 겨울 동안에 좀 괜찮기에 괜찮아지나 보다 했는데, (올) 초봄 되면서 2월부터 또 (무너짐이) 시작되었다“며 ”그래서 다시 한번 또 복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기사는 “해수부와 시공사는 다발성 무너짐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설계대로 공사했고 안전성에는 무리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한다”며 “새만금 신항만 공사의 가호안 구조를 단순화한 단면도에는 작은 돌을 쌓고 큰 돌로 덮는 형태인데, 이 사이 '필터 매트'가 한 겹 깔리고, 이 매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지반의 파괴·변형까지 발생할 가능성” 지적
또한 “물은 호안 안팎을 드나들되, 매립재인 모래는 걸러주는 도구”라며 “필터 매트가 손상되면 물과 함께 매립재까지 바다로 빠져나가게 되고, 매립한 땅 속에 공동이 생겨 나중에 구조물을 지었을 때 지반 침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사는 덧붙였다.
그럼에도 “이 필터 매트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게 해수부와 시공사의 주장”이라고 밝힌 기사는 "피복석이 붕괴되고 필터 매트까지 빠져나가게 되면, 일반적으로 파이핑(구멍 뚫림) 현상, 또 원지반의 파괴·변형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김규한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필터 매트 손상 사실을 인지한 해양수산부는 시공사와 함께 서둘러 가호안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고 기사는 전했지만 뒤늦은 조치여서 전반적인 신항만 공사의 부실화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와 전북도의 계획대로라면 새만금 신항만 사업은 오는 2040년까지 5만톤급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를 만들 예정이다. 총 9개 선석이 들어설 예정인 가운데 먼저 2025년까지 연간 176만톤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2개 선석과 배후 물류 부지 13만 6,000㎡가 만들어진다.
군산-김제 새만금 신항만·동서도로 놓고 관할권 분쟁...갈등 첨예
그러나 이러한 시설을 놓고 최근 군산시와 김제시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새만금 2호 방조제 관할을 놓고 10년 가까이 법정 다툼을 벌였던 군산시와 김제시가 새만금 동서도로와 신항만 관할권을 놓고 또다시 대립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군산시와 시의회는 “새만금 신항은 행정구역상 군산시 옥도면 비안도와 무녀도 사이 공유수면에 만들어진다”며 “이 공유수면에 대한 점·사용 허가, 어업 면허, 불법 어업 단속, 어족 자원 관리 등을 군산시가 120년 동안 진행했기 때문에 새만금 신항은 당연히 군산시 관할”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제시와 시의회는 자신들의 관할인 새만금 방조제(2호) 바깥쪽에 신항만이 조성 중이기 때문에 당연히 김제시에 귀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군산·김제시는 이 외에도 새만금 동서도로(길이 16.5㎞) 관할권을 두고도 대립하고 있다. 새만금 동서도로는 새만금 2호 방조제(신항만)에서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시작점까지 연결하는 구간으로 2020년 11월 개통됐다. 새만금 동서도로 주변으로 인구 2만 5,000명 규모의 새만금 수변 도시가 조성 중이다. 이 도로 관할권을 차지하면 수변도시 관할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분쟁이 갈수록 더욱 격화되는 양태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