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뉴딜' 강조불구, 지역혁신·ICT사업 줄줄이 탈락, 왜?

[전북지역 주요 신문 톺아보기] 2020년 7월 20일(월)

2020-07-20     박주현 기자
전북도민일보 7월 20일 홈페이지(갈무리)

문 대통령 8회 방문 ‘전북의 친구’ 재확인

대통령 8번째 전북방문··· 도민 애정 피력

전북 서남권에 대규모 해상풍력… 그린뉴딜 ‘신호탄’

文 "5대 해상풍력 강국 도약 적극지원"

첫 한국판 뉴딜사업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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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일 월요일.

전북지역 신문들의 지면 시계는 여전히 사흘 전인 17일 오후에 머물렀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날 부안에 위치한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 방문소식과 함께 많은 의미를 부여하느라 분주했다.

‘‘전북의 친구’ 문재인 대통령, 역대 최다 전북 8회 방문‘, ’전북에 대한 애정 피력과 확인‘ 등의 큼지막한 제목에서 흥분한 기색이 아직도 역력히 묻어났다.

그러나 뉴스의 팩트(fact)는 문 대통령이 17일 오후 전북 부안의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에 이어 부안∙고창 해상풍력 실증단지 해상에서 열린 해상풍력 비전 선포식에 참석했다는 점, 이날 부안에서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 등도 방문해 각종 풍력 기자재 개발 현황을 둘러보며 해상풍력 설비 개발에 참여한 민간 기업 연구자들을 격려했다는 점 등이다.

전민일보 7월 20일 1면

그런데 이날 신문들 지면은 “문 대통령의 이날 일정은‘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이후 첫 현장 행보이자, 임기 중 8번째 전북 방문”이라는 점,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는 점을 지나치게 강조했다. 마치 해상풍력단지가 완공된 분위기에 도취한 느낌을 준다. 약속이나 한 듯이 1면, 2면, 3면 등의 지면을 할애했다.

그런가 하면 전주시가 같은 날 개최한 포럼을 통해 제시한 또 하나의 깜짝 이벤트가 지면에서 반짝 빛났다.

새전북신문 7월 20일 5면

‘탄소소재 상용화 주력 전주시, 개인 항공기 산업까지 뛰어든다’는 제목의 기사들 역시 사흘 전에 머물며 확인시켜주느라 바빴다.

'전주시가 탄소복합소재 상용화에 주력해 이동수단인 개인항공기(PAV·Personal Air Vehicle) 산업에도 뛰어든다'는 내용이다.

이날 신문들은 “전주시와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PAV 탄소소재·기술 실용화를 바탕으로 PAV 관련 기술·산업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을 역시 지면에 큼지막하게 부각시켰다.

이처럼 청와대발 ‘한국판 뉴딜정책’ 발표 이후 전북도와 전주시의 ‘그린뉴딜’과 ‘디지털뉴딜’은 금세 본체가 만들어져서 훨훨 날아갈 것만 같은 분위기다. 이날 흥분한 신문들의 지면에서 그 분위기가 물씬 묻어난다.

그러나 전국 각 지자체들마나 친환경, 디지털, 생태 환경, 수소, 탄소,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등의 사업을 잇따라 추진하며 ‘뉴딜 각축전'이 치열하다.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섣부른 예단은 오히려 실망과 좌절을 안겨줄 수 있다는 빼 아픈 사례와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가까운 사례로 지난주 대통령 방문 소식 때문에 가려진 두 가지 뼈아픈 실패사례는 못내 아쉽다.

그 중 하나는 국고 1,080억 원과 지방비가 투입되는 정부의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에 광주·전남, 경남, 충북 등 3개 지역의 혁신 플랫폼 프로젝트가 선정됐지만 전북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선정된 3개 지역혁신 플랫폼에는 각 플랫폼 총괄대학인 경상대, 충북대, 전남대 등 무려 그 지역의 47개 대학이 참여한다. 지역의 도지사와 총장들은 플랫폼을 이끌 ‘지역협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게 된다.

한국대학신문 홈페이지(갈무리)

교육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 선정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업은 지역혁신 및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범부처 핵심정책의 일환으로, 지역의 대학이 지역과 협력관계를 형성, 우수인재를 육성하고 청년의 지역정주를 높이는데 핵심역할을 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단일형으로 선정된 경남 지역혁신 플랫폼은 총괄대학인 경상대를 비롯해 창원대(중심), 경남대(중심) 등 17개 대학, 49개 지역혁신기관 등으로 플랫폼을 구성, ‘제조엔지니어링’, ‘제조ICT’, ‘스마트공동체’ 3개 핵심분야를 선정했다. 경남 플랫폼의 지역협업위원회 위원장은 경상대학교 총장과 경남도지사가 공동으로 맡는다.

충북 지역혁신플랫폼은 총괄대학인 충북대와 중심대학인 한국교통대를 비롯한 15개 대학, 44개 지역혁신기관 등으로 플랫폼을 구성, ‘제약바이오’, ‘정밀의료·기기’, ‘화장품·천연물’ 등 바이오 산업과 관련된 3개 분야를 핵심분야로 선정했다. 충북대학교 총장과 충북도지사가 지역협업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

또 두 개 지자체가 연합해 복수형으로 선정된 광주·전남 지역혁신 플랫폼은 총괄대학인 전남대와 중심대학인 목포대 등 15개 대학, 32개 지역혁신기관 등으로 플랫폼을 구성, ‘에너지신산업’, ‘미래형운송기기’ 2개 핵심분야를 선정했다. 지역협업위원회 위원장은 광주광역시장과 전남도지사, 전남대 총장이다.

선정된 3개 지역혁신 플랫폼에는 국고 1,080억원(총 사업비의 70%)과 지방비(총 사업비의 30%)가 지원된다. 경남과 충북 등 단일형에는 국고 각 298억원과 지방비 각 128억원, 광주전남(복수형) 지역혁신 플랫폼에는 국고 478억원와 지방비 205억원이 투입된다.

이 같은 지역 대학과 지자체 등 행정이 복합적으로 연계해 지역혁신산업을 주도할 사업에 정작 그동안 큰소리쳤던 전북도와 전북대 등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냉철한 반성과 성찰의 흔적도 없다.

또 하나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정보통신기술(이하 ICT) 분야의 핵심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ICT 명품인재 양성’, ‘ICT 혁신인재 4.0’ 사업 지원 대학 7개 분야의 신규 대학 7곳을 선정해 발표했지만 이 역시 전북은 보이질 않는다.

ICT 혁신인재 양성 4.0은 기존의 일방향적인 교과 수업방식에서 벗어나 대학이 기업의 현장문제 기반 연구·교육과정(PBL, Problem Based Learning)을 함께 설계하고 운영함으로써, 실전 문제해결 역량을 갖춘 ICT 분야 석·박사 인재를 양성하는 신규 사업이다.

이 사업에는 ▲건국대학교 ▲국민대학교(2개 과정) ▲단국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순천향대학교(2개 과정) ▲포항공과대학교(3개 과정) 총 7개가 선정됐다. 선정된 대학은 1개 과정당 연간 2.5억 원(1차 연도 1.25억 원) 수준으로 최장 5년간 지원받는다. 연구과제로는 지능형 모빌리티, AI 보안, 컴퓨터 비전 기반 AI, 전파 메카트로닉스, 헬스케어 등이 있어서 전국 지자체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뉴딜과 맞닿는 부분의 사업들이란 점에서 주목을 끌만하다.

전북중앙신문 1면

그런데도 이 역시 전북은 제외돼 아쉬움이 크지만 대학이나, 지자체나, 언론들이나 별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전북일보가 이날 사설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유일하게 거론했지만 ‘전북도교육청의 불참’에 그 책임을 돌리며 질책했다.

그러나 지자체와 대학, 기업 등이 복합적으로 연계하여 협업해야 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누구를 탓할 바가 아니다. 기관 간 총체적 불협화음과 이기주의가 빚은 실패사례로 보인다.

특히 ‘전북의 친구, 대통령 방문’에 취해, 전북도지사와 전주시장의 입과 표정에만 주목하는 사이에 벌어진 굵직한 사업의 실패 소식이 파묻혀 더욱 안타깝다.

다음은 7월 20일(월) 전북지역 주요 신문들의 1면 기사 제목이다.

전북일보

전북 서남권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시동’

“전라선 고속화철도 건설을”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구축’ 도내 4곳 선정

전북도민일보

전북 서남권에 대규모 해상풍력… 그린뉴딜 ‘신호탄’

8월 17일 임시공휴일 되나 정세균 총리 지정 검토 주문

탄소소재 개인 항공기 전주시 기술선점 나서

전라일보

전북 서남권 2.4GW 해상풍력단지 조성 '그린뉴딜' 메카

‘수능 난이도 하향-수시 최저학력 기준 완화’ 거론

대중화권 농수산 수출기업 비대면시장 개척 지원 추진

새전북신문

첫 한국판 뉴딜사업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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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도 장맛비 지속

전북중앙신문

文 "5대 해상풍력 강국 도약 적극지원"

중화권 농수산식품 시장개척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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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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