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딜레마 자극하고 악화시키는 쪽으로 가면 결국 국지전 발생하는 최악 상황으로 가게 돼”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외교센터장
북한이 지난 13일 신형 ICBM을 발사했다. 발사 다음 날인 14일 북한 매체는 고체 연료를 사용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18형'이라고 밝혔다, 북한 핵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핵 개발은 어디쯤 와 있는 걸까?
북한의 화성-18형 발사와 함께 남북 통신 두절 등에 대해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외교센터장은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지난 14일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왕 센터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고체연료 사용하면 장소 마음대로 바꿔 가면서 짧은 시간에 미사일 발사할 수 있어”
- 북한이 13일 탄도 미사일을 발산한 건 어떻게 보세요
“예상했던 여러 가지 중의 하나가 진행이 된 거죠.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빌미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위 꾸준히 올리는 노력 해왔고요. 그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의 위협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그런 중에 하나로 동원이 된 거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북한이 위협 수단으로 동원하고 과시한 것 중에 과장이 많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하고 대응 수단을 마련해서 우리도 필요한 상황에 맞춰서 북한의 위협 대응할 수 있다는 상황 보여줄 필요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단기적으로 이러한 군사적 긴장이 서로가 충돌하는 국면으로 가고 딜레마를 자극하고 악화시키는 쪽으로 가면 결국 국지전이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가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이 도발하고 군사적 긴장을 계속해서 굉장히 불쾌하고 화가 나지만 상황 관리를 하는 것은 우리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위기관리 프로그램을 작동시켜 긴장을 낮춰가면서 차근차근 북한에 대응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에 고체 연료 사용했다고 하던데 고체와 액체의 차이는 뭐예요?
“고체 연료는 배터리처럼 갖다 끼우면 바로 사용할 수 있죠. 근데 액체 연료는 우리가 자동차에 주유소에 가서 기름 넣는 것처럼 몇 분이라도 걸리잖아요. 예를 들어 주유소에 주차한 자동차 중에 한 차는 전기 배터리로 가는 차로 배터리만 교체하면 바로 출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유가 필요한 차량은 5분이나 10분 있다가 가야 합니다. 두 차량이 모두 강도가 도망가는 데 이용한다고 보면 액체 연료를 집어넣는 차를 추적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미사일도 그렇습니다. 고체연료 사용하면 장소를 자기 마음대로 바꿔 가면서 굉장히 짧은 시간에 준비해서 미사일 발사할 수 있어요. 그러니 남쪽에서 북한 미사일을 감시하면서 쏘지 못하게 감시하고 있는데 우리가 감시한다는 뜻은 감시하고 있다가 북한이 쏠 조짐을 보이면 우리가 먼저 미사일을 쏴서 부수겠다는 거 아니에요. 근데 액체 연료는 연료를 주입하고 있으면 그게 눈에 보이잖아요. 그러니까 액체 연료 미사일은 발사되기 전에 파괴될 가능성이 있죠. 그러니까 우리 3축 체계 북한의 미사일을 막는다는 개념으로 나라는 3축 체계를 운용하기가 더 어려워진 거죠.”
“북한, 핵 무력 완성시키기 위해 마지막 단계에서 계속 기술 개발”
- 지금 북한의 핵은 완성단계인 건가요?
“그 부분에 있어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저는 북한의 핵무기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쪽에 동의하는 상황입니다. 북한은 스스로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 2017년에 선언했어요. 그런데 계속 실험하잖아요. 그게 뭘 의미합니까? 핵 무력 완성이 안 된 거예요. 2017년 핵 무력 완성됐다는 얘기가 거짓말인 거예요. 그러면 오늘 북한이 핵 무력 완성이 됐다고 하면 그 말을 믿어야 됩니까? 안 믿어야 됩니까? 저는 여전히 물음표예요.
핵 무력이 완성이 됐다고 할 때 필요한 여러 가지 기술이 있잖아요. 장비가 있고 하나하나 놓고 보면 미비해요. 그래서 저는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하고 있고 모든 걸 갖춰놨고 남한은 전략적으로 엄청난 약세에 있기 때문에 죽은 목숨이다,’라고 얘기하는 상황에 대한 진단에서 큰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여전히 핵 무력을 완성한 상태가 아니고 핵 무력 완성시키기 위해 마지막 단계에서 계속 기술개발하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북한이 생각하는 것보다 앞으로 더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어느 정도 완성된 거로 판단하세요?
“핵 무력 완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이런 나라들을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면, 북한은 90점 전후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10점 정도가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과연 90점을 넘어 100점까지 갈 것이냐죠. 그것은 대한민국의 군사 정책과 외교 정책에 따라서 100까지 도달하지 않을 수도 있고 생각하기 때문에 북한의 북핵 문제에 대해 대한민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 여전히 남아 있는 시간이 있으니까 적극적으로 노력 해서 북한을 비핵화하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과제가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대한민국이 아니고 미국 하기에 따라 다른 것 아닌가요?
“부분적으로는 동의하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북핵 문제 해결이나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에 대한 문제는 대한민국 정부만이 책임이 있고 미국 포함해서 나머지는 책임이 없거나 적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지금 북핵 문제를 안고 있는 한반도의 안보 문제에서 현상 변경 원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과연 지금의 북핵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서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쪽을 택할 것이냐에 집중하는 방안은 현상 변경입니다. 북한의 북핵 문제를 지금 상태로 유지한 상태에서 관리해서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더 큰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또는 방해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수준으로 관리한다면, 현상 유지입니다. 저는 미국이 현상 유지를 선호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위기관리 잘해서 국지전이 벌어지지 않게끔 해야”
- 국지전 등 조만간 큰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잖아요. 이 고조가 계속되고 있으면 안보 딜레마라는 요소가 작동하면서 서로가 물러설 수 없는 극한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커요. 그런 상황을 방치하고 내버려 두면 큰일이 나죠. 큰일이라는 걸 전 국지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우리가 경험했습니다. 그런 사건과 비교될 수 있는 국지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이명박 정부 때 북한에 대해서 강경 정책 하다가 국지전이 발생했는데 그때 이명박 정부가 제대로 된 보복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질타를 받았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김태효 지금 안보실 1차장도 울분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그때 담아놓은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 어쩌면 국지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차원에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여러 가지 시나리오 중에 하나고 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우리 장병들의 목숨이 없어지고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큰 위기를 당할 수 있고 한반도 안보 평화 시스템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닙니다. 윤석열 정부가 위기관리 잘해서 국지전이 벌어지지 않게끔 관리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얘기도 나와요. 물론 7차 핵실험 임박설은 작년부터 꾸준히 나왔죠.
“7차 핵실험에 대해서 일반적인 전망이나 분석과 제 의견은 약간 다른데요. 저는 작년 2월부터 핵실험 7차 핵실험 얘기 나왔을 때부터 거의 유일하게 잘못된 전망이라고 계속 말씀드렸어요. 북한은 내부적으로 핵실험 원하는 건 인정합니다. 가능하다면 할 거예요. 그러나 북한은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 그리고 북중 관계의 흐름에 따라서 핵실험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고민 하게 됩니다. 그 계산법에 따르면 북미 관계 남북 관계 북중 관계가 모두가 깨진 상황에서는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셋 중에 최소한 하나의 관계만 유지가 되고 협력 관계가 이루어지고 있으면 핵실험 할 수 없습니다.
지금 북한은 중국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제가 봤을 때는 협력 관계도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핵실험을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핵실험을 해서 상실하게 되는 손실이 너무 큽니다. 그러면 북한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저는 핵실험에 대해 지금 임박했다고 말하는 거는 잘못됐다고 봅니다. 군사 기술적으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준비하는 정황만 가지고 단순하게 예측한 결과라고 봐요. 그런 차원에서 저는 핵실험을 할 가능성보다 안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보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다 안되니까 핵 문제를 가지고 협박이라도 해보자는 방어적이고, 정신 승리 차원의 행위”
- 북한은 7차 핵실험 할 듯 안 할 듯하면서 즐기고 있는 것이란 주장도 있는데.
“부분적으로는 저도 동의하고 저도 어떤 때는 그런 생각을 해요. 그렇지만 이걸 아셔야 돼요. 북한이 북핵 문제 가지고 자꾸 입질하고 주변 국가한테 협박하고 그걸 즐기고 하잖아요. 북한의 국가 이미지가 계속 훼손돼요. 북한도 결국에는 경제 성장을 해야 되고 외교도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국가로서 어떤 발전을 기약할 수 있고 존재감을 과시할 수도 있고 북한이 원하는 좋은 상황을 만들어내게 돼요.
근데 북핵 문제 가지고 즐긴다고 하는 면은 한쪽 면만 보는 것이고 그로 인해서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는 북한의 국가 이미지, 즉 악당 이미지 악화를 보지 않는 겁니다. 그것은 더 비싸요. 그것을 북한도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북한이 북핵 문제를 들고서 막 협박하고 하는 걸 즐긴다고 하기보다는 이것저것 다 안되니까 북핵 문제를 가지고 협박이라도 해보자고 하는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정신 승리 차원의 행위라고 저는 해석 합니다.”
- 월요일부터 남북 통신선이 불통인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이건 하나의 사안은 아니죠. 지난 3월 초부터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되는 상황부터 지금 이제 4월 15일 태양절까지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어쩌면 4월 25일 북한이 말하는 인민혁명군 창립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한반도 군사 긴장을 포괄적으로 고조시키는 북한 나름의 심리전 홍보전 시나리오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려고 노력하는 상황에서 동원된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체연료 미사일 발사도 있고 화성 17형 발사도 있고 핵 어뢰 문제도 있고요. 또 군 통신선을 끊는 것도 있고 유엔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비난전도 있을 거고 어쩌면 외교관을 추방할 수도 있어요.
그런 식으로 해서 전쟁이 임박했다고 하는 이미지 그리고 한반도가 굉장히 위험하니 한국의 어떤 안보 불안 코리아 디스카운트 같은 것들을 만들어내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떤 협박을 할 때 상대방이 겁을 진짜 먹어야 되잖아요. 협박하는데도 상대방이 싱글거리고 웃으면서 ‘너는 가짜야, 허풍이야’라는 표정을 지으면 곤란하죠. 그래서 내가 협박하는 게 허풍이 아니라 진짜라고 믿게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협박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한 그런 노력이라고 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 경제제재 해제 된다면 남한과도 대화할 수 있고 미국과도 대화할 수도”
- 통신선 문제가 아닌 일부러 안 받는 걸까요?
“그렇죠. 지금 정세를 보면 북한이 충분히 통신선 차단을 통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또 남쪽을 자극하고 하는 그런 상황을 예상할 수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통신선이 북한이 이제 통신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의도적이라고 보죠.”
-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쎄요. 이거는 군 통신선만의 하나의 문제를 가지고 해결할 수가 없는 게 아까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종합적인 시나리오가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 부분과 연동시켜서 생각해야 합니다. 같이 물려가는 여러 가지 요소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통신선만 집중해서 복원시키는 노력은 성공하지 않을 겁니다. 전반적으로 평화 체제 구축이라든가 북핵 문제를 위한 협상을 재개한다든가 아니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전격적인 대화의 시작이라든가 또 아니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서 물꼬를 틀어가는 노력 이런 것들을 통해서 큰 틀에서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통신선 문제는 지극히 자연스럽게 풀려나가는 부속 요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러나 윤석열 정부 대북 정책은 그런 거와 거리가 있지 않나요?
“그렇죠. 지금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죠.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까 한반도 안보 긴장이 높아지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또 우리의 평화와 번영을 담보할 수 있는 그런 체계가 지금 자꾸 훼손되는 상황이라서 정책 방향 변경시켜주기를 기대하고 있고 그러지 않으니까 또 불안감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것이죠.”
- 바뀔 수 있을까요?
“한반도 정세가 국지전으로 갈 수가 있는데 그게 우리 정부의 정책이 계속되면 그렇게 될 겁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은 현상 유지를 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지전이 발생하는 것은 현상 유지와 맞지 않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개입해서 국지전이 나지 않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요. 무엇보다도 북한 자신도 국지전을 일으키는 게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지전이 발생할 정도의 고도의 군사적 긴장을 조성해놓은 다음에 미국과 중국의 개입을 유도해서 북한이 원하는 상황을 만들겠다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보고요.”
- 그럼, 북한이 원하는 상황은 뭔가요?
“일차적으로는 유엔 안보리 대북 경제제재 해제입니다. 그 부분에 도움이 된다면 남한과도 대화할 수 있고 미국과도 대화할 수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은 중국과의 협의를 통해서 경제제재 해소하는 문제를 지금 굉장히 높은 수준에서 협의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