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으로 가는 길엔 똥 덩어리가 널려 있다
강준만의 명언 에세이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은 당신이 할 수 없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해내는 일이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1843년 창간)의 편집자로 활약한 경제학자, 정치학자, 문예비평가인 월터 배젓(Walter Bagehot, 1826-1877)의 말이다. “성공의 비밀은 평범한 일을 비범하게 해내는 것이다.” 미국 석유 재벌 존 록펠러(John D. Rockefeller, 1839~1937)의 말이다.
“꾸준한 발전을 통해 성공할 때에 결국 가장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미국 발명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Alexander Graham Bell, 1847-1922)의 말이다. 벨은 1876년 3월 10일 전화를 발명했다. 바로 그날 벨은 전화실험을 통해 조수 토머스 왓슨(Thomas Watson)에게 “왓슨군, 이리 오게. 할 말이 있네”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최초로 전화를 통해 건네진 말이다.
그런데 벨이 전화 특허 신청을 한 건 2월 14일, 특허 등록을 받은 건 3일 전인 3월 7일이었다. 두시간 뒤에 엘리사 그레이(Elisha Gray, 1835-1901)가 동일한 특허 출원을 했지만, 세상은 두 시간 빨랐던 벨의 이름만을 기억하게 된다. 벨에겐 특허출원을 서둘러야 했던 이유가 있었던 걸까? 미국 언론인 세스 슐먼(Seth Shulman)은 지상 최대의 과학 사기극: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모략과 음모로 가득 찬 범죄 노트(2008)에서 “벨이 그레이의 작동 원리를 홈쳤다”고 주장했다.
성공의 길
“성공엔 오직 두가지 길만 있다. 열심히 일하거나 속임수를 쓰는 것이다.” 영국 작가 G. K. 체스처턴(G. K. Chesterton, 1874-1936)의 말이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은 “열심히 일하는 동시에 결정적 순간엔 속임수를 쓰라”는 세 번 째 길을 몸소 보여준 건지도 모르겠다.
“성공은 실패를 거듭해도 열정을 잃지 않는 능력이다.” 영국 정치가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의 말이다. “성공할 수 있다고 믿으면 성공한다.” 미국 처세술 전문가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 1888~1955)의 말이다. “성공은 나를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아가는 것이다.” 미국 교육자 마바 콜린스(Marva Collins, 1936~2015)의 말이다.
2000년대 초반에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인의 4분의 3이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 대부분은 세상을 탓해선 안 되고 스스로를 탓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 조사 결과가 시사하듯이 미국인은 승자에 관대하고 패자에겐 가혹하다. 미국 제43대 대통령 조지 W. 부시의 고문 마빈 올라스키(Marvin Olasky, 1950-)는 그런 정서를 이렇게 표현했다. “자유만 강조하지 말고, 잠시 뒤로 물러나 스스로 제 무덤을 판 사람들이 그와 같은 잘못된 행동의 결과를 톡톡히 맛보도록 해야 한다.”
2012년 7월 대선 유세 중이던 버락 오바마는 이후 널리 쓰이게 될, “당신은 그것을 만들지 않았다(You didn’t build that)”는 문구를 선보임으로써 올라스키의 주장을 반박했다. 오바마는 “만약 당신이 성공했다면 혼자 힘으로 거기에 다다른 게 아닙니다....그저 내 머리가 너무 좋으니 성공한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보고 저는 늘 충격에 빠집니다”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당신이 성공했다면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당신에게 도움을 주었을 겁니다. 당신의 인생 어디쯤에 훌륭한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도로와 교량에 투자했겠죠. 만약 당신이 사업체를 꾸려가고 있다면, ‘당신은 그것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다른 누군가가 그렇게 되도록 이끌어 주었을 겁니다. 인터넷은 저절로 발명된 게 아닙니다. 정부가 연구에 투자함으로써 모든 기업이 그것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도록 만들어 낸 겁니다.”
성공의 대가
옳거니와 좋은 말이다. 자기 혼자 잘 나서 성공한 게 아니라는 걸 이해한다면 좀더 겸허해지면서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할 수 있을 게다. 하지만 동시에 성공엔 그만한 비용이 따른다는 것도 인정해주는 게 옳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이자 작가인 라이언 홀리데이(Ryan Holiday, 1987-)는 [하루 10분, 내 인생의 재발견](2016)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 부자들, 그리고 유명인을 지켜보라. 그들의 성공과 부에 사로잡히지 말고, 그들이 무엇을 대가로 그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보라. 그들이 치른 대가는 자유다. 그들의 지위는 늘 정해진 옷차림을 강요한다. 그들은 싫어하는 사람들과도 악수해야 하며, 자신의 생각을 함부로 드러내서도 안 된다.”
미국의 자기계발 전문가 마크 맨슨(Mark Manson, 1984-)은 [신경끄기의 기술](2016)에서 “성공을 결정하는 질문은 ‘나는 무엇을 즐기고 싶은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다. 행복으로 가는 길에는 똥 덩어리와 치욕이 널려 있다”고 했다. 그렇다. 잊지 말자. 성공으로 가는 길엔 똥 덩어리가 널려 있다는 것을 말이다.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