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발 '기금운용본부 이전설', 세아베스틸 '잇단 사망 사고', ‘다음 소희’ 실제 사건...핵심 쟁점은?

[연중 기획] '패트롤전북jj' 2023년 3월 9일

2023-03-09     박경민 기자

KBS전주방송총국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전북언론 돋보기-패트롤전북jj' 3월 9일 방송에서는 <기금운용본부 운용 소란, 아니 땐 굴뚝에 연기일까?>,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서 또 노동자 사망, 무엇이 문제?>, <영화 ’다음 소희’ 실제 사건은 묻힐 뻔했다...투신 기사 한 줄이 단서? >등 세 가지 이슈를 놓고 실태와 문제점 등을 진단했다. 

이날 방송은 김로연 작가의 기획·섭외와 함윤호 앵커(언론학 박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 사무처장과 박주현 전북의소리 대표(언론학 박사)가 패널로 출연해 토론을 펼쳤다. 다음은 이날 방송에서 다뤄진 이슈들의 주요 토론 내용이다.


KBS전주방송총국 '패트롤전북jj' 3월 9일 방송 모습(유튜브 화면 캡처)

#1. 기금운용본부 운용 소란, 아니 땐 굴뚝에 연기일까?

함윤호 앵커: 이번 주 한 인터넷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이 파문이 일었다. 바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서울 이전설 때문이다. 일단 보도 내용부터 짚어본다면? 

손주화 처장: 쿠키뉴스가 6일 오전 단독 보도한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4일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 서울 이전을 지시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와 쿠키뉴스와 통화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해 국민연금 손실이 80조원에 달했다는 운용 결과에 윤 대통령이 국민연금의 운용 개선 방안을 전면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됐던 투자 전문인력 유출과 관련해서 기금 운용본부의 서울 이전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의 보도가 있었다.

또한 “국민연금이 기금 운영 수익을 많이 내야 국민의 노후가 풍족해 지는데 지금과 같이 운용본부가 지방에 있는 상황에서 우수한 투자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그래서 기금운용 인력을 서울로 다시 이전해서 막아보겠다는 복안 아니냐는 취지의 보도가 나왔고, 일단 대통령실에서 공식적으로 선을 긋기는 했으나 '이전 검토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그런 지시를 한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기금운용본부 이전설과 관련해서 지역 언론들의 보도에서는 이전과 관련해서 보도하고 있다. 이런 맥락을 함께 보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고 도민들 원성은 높아만 가고 있는 상황...‘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고조”

함윤호 KBS전주총국 앵커

함윤호 앵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했던 김성주 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병)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일까?”라면서 기자회견도 했다. 전북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 건지, 이전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더욱이 과거 LH공사의 이전이 무산되고 진주로 이전한 경험도 있는데, 도민들의 걱정 어린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이 과정을 어떻게 보는지?

박주현 대표: 윤석열 대통령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서울 이전 검토 지시' 논란이 ‘전북 금융도시 추진’에 관한 '대선 공약 백지화' 논란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쿠키뉴스가 6일 보도한 기사가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반나절 만에 이 뉴스가 ’대통령실발 가짜 뉴스‘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찜찜한 구석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 최고 권력의 주변에서 나온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서울 이전설이어서 앞으로 얼마든지 수면 위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전북지역에서 공분이 거세다. 현역 국회의원들과 도의원들에 이어 어제(8일)는 전주시원들과 지역 상공인들이 나서서 대통령실발 가짜 뉴스 진위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공약한 전북 금융중심지 추진과 전혀 무관한 내용이어서 반드시 진위를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지난 4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서울 이전 검토를 지시했다‘는 내용에 대해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이 '그런 적 없다'고만 선을 긋고 있을 뿐, 여전히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고 도민들의 원성은 높아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란 지적이 더욱 타당성을 얻고 있다. 

함윤호 앵커: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가 이전된 이후 별로 조용했던 적이 없다. 한때는 미국 한 언론(월스트리트저널)이 돼지 삽화로 논란이 됐고 냄새 이야기가 나와서 서울과 지역의 차이가 이렇게 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파장이 과연 여기서 끝날지... 어떻게 봐야 될까?

손주화 처장: 많은 언론사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전체적인 뉘앙스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 가령 ’서울 이전을 위해서는 국회에서 결정할 일이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을 국회로 넘기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전북CBS 인터뷰 내용에서도 나왔다. 결국은 기금운용본부 이전을 위해서 법 개정이 필요하고 국회 다수 의석이 민주당이 가진 상황에서 정치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내용들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걸 보면 정치적 해법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함윤호 앵커: 그리고 또 하나, 기금운용본부 이전설이 이전에도 그렇고 요즘에도 서울 이전설의 당위성을 말하는 듯한 기사들이 계속 나왔지 않았는가?

박주현 대표: 이전 논란이 일고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공단 예하에 있다. 이 기금운용본부 직원(정원)은 380명 정도에 불과하다. 다만 국민연금공단의 핵심인 막대한 기금(900조 가량)을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전에 관한 중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따지고 보면 LH공단 대신 전북에 유치한 국민연금공단인데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전북을 방문할 때마다 “국민연금공단이 있는 전주를 자산운용 중심의 제3금융중심지 또는 제2금융중심지로 하겠다”는 공언을 했고, “금융도시 조성을 위해 적극 앞장서겠다”고 약속한 당사자다.

그런데 대통령 취임 이후에 김성주 의원은 “후속 대책을 추구하자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최근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대통령이 (공약에 대해) 뜨듯 미지근하게 반응하고 있는 사이에 서울의 일부 언론들이 기금운용본부 이전에 관한 보도를 연이어 했다는 점이 의아하다. 더욱이 이전설은 이번에 뜬금없이 나온 것이 아니다. 진행자께서 앞서 잠깐 예기했듯이 미국 언론(월스트리트저널)의 삽화를 가지고 서울의 주요 보수언론(신문)들은 얼마나 많은 관련 내용을 스트레이트와 사설 등으로 보도했는지 기억할 것이다.

마치 국민연금이 농촌지역에서, 돼지 냄새나는 지역에서 제대로 운용이 될지 의심스럽다는 논조로 지역주의까지 부추기고, 기금운용본부가 전주(혁신도시)에 있는데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숱하게 보도하지 않았는가? 그러더니 이번에 대통령발 (기금운용본부) 이전설이 나오자 서울의 보수언론들은 작심한 듯이 이전이 거의 굳혀진 내용처럼 보도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전주시와 전북도의 정서와는 전혀 다른 내용일 뿐만 아니라 대통령 공약과는 전혀 반대되는 내용이어서 공분이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 아닌가 싶다. 

“전북이 금융중심지를 위해 무얼 했는지 반성과 성찰도 필요” 

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처장

함윤호 앵커: 참,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우선은 정치권에서부터 대처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 낸 공약을 보면 전주를 자산운용 중심의 제3금융중심지로 지정한다고 했다. 이런 공약을 지키는지, 그 여부를 확인하는 지역 언론들의 보도가 필요해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손주화 처장: 아무래도 중앙보다 지역에서 관련 보도가 많이 나오고는 있다. 일단 (기금 운용의)수익률과 관련해서 전주로 이전하고 나서 수익률이 두 배 이상 늘었다는 부분들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퇴사율과 운용업계 평균 이직률 등을 비교해서 전주로 내려와서 수익률이 떨어진다거나 퇴직률이 높다는 것은 사실과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는 팩트 체크 기사들도 나오고 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직전 전주에 와서 직접 ’전주가 서울 다음의 제2금융도시로 확고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고 했다는 점과 윤석열 정부의 국정계획 5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대선 공약에 대한 이행 계획이 없다는 점을 문제 제기하면서 지역 언론들이 이런 부분들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박주현 대표: 잠깐 덧붙인다면 우리(전북) 지역 언론보도와 부산 지역의 언론보도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전주를 금융중심지로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국민연금공단 주변은 황폐하다. 그 주변을 (전북)국제금융센터로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굵직한 금융기관이 유치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인접한 곳에 산업은행, 기업은행, 농협중앙회 등을 유치해야 한다는 도민들의 열망이 높은데 반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데 대해 전북지역에서 정치권이나 지역 언론이 아무런 대응이 없고, 농협중앙회 유치를 위해 전남도가 열심히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과연 전북이 금융중심지를 위해 무얼 했는지 반성과 성찰을 해 볼 필요가 있다.

#2.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서 또 노동자 사망...무엇이 문제? 

함윤호 앵커: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에서 노동자가 또 사망했는데 대책이 없는지,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고가 나는 것인지, 어떤 내용인가?

박주현 대표: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연소탑 분진 제거 작업을 하다 화상을 입고 치료 받던 노동자 두 명이 안타깝게도 연이어 사망했다. 30대 노동자 A씨가 지난 2일 군산시 소룡동 세아베스틸 공장에서 분진 제거 작업을 하던 도중 얼굴 등에 화상을 입고 청주시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5일 오후 1시쯤 숨졌다. 그런데 같은 곳에서 작업을 하다 화상을 입은 50대 노동자 B씨도 어제(8일)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노동자가 일하다 숨진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네 번째란 점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퇴근하던 50대 노동자가 철근에 부딪힌 뒤 이를 나르던 지게차에 깔려 숨진데 이어 지난해 9월에도 50대 노동자가 철강과 차량 사이에 끼여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반복되는 사고와 관련해 지역 노동단체는 "고용노동부는 관리·감독을 제대로 해 반복되는 재해를 막아야 함에도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이 공장에서는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재까지 4명의 노동자가 잇따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중대재해처벌이나 공장 내부의 중대재해 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따가운 비판을 당분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함윤호 앵커: 그래서 국정감사장에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사고에 대한 재발방지 약속까지 했는데 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더욱이 세아베스틸은 노동부의 특별 근로감독 검토 대상 사업장임에도 사고가 난 이유는 뭘까?

“안전관리 책임에 대한 문제 제기에도 2019년 이후 5명 사망...중대 문제” 

손주화 처장: 지난해 회사 대표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가지고 재발장지 대책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세아베스틸에 대해 특별감독을 하고 있다는 내용들이 나오고 있다. 안전관리 책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지만 2019년 이후에 5명 정도가 계속해서 사망했다는 것은 중대하게 보아야 할 것 같다. 이러한 문제로 인한 세아베스틸의 사회분야 등급이나 사업장 안전보건 강화 등에 대해 계속 문제 제기가 되고 있다.

함윤호 앵커: 사실 이렇게 사고가 반복되면 말로만이 아닌 실제 안전 대책을 내놔야 할 텐데 아쉽다. 특히 사고 후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이런 점들은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보도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어떻게 보는지?

박주현 전북의소리 대표

박주현 대표: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지역 언론들은 단순한 사건 기사만 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계속 4명이 같은 공장 안에서 사망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그 이면에 더 많은 재해 사고가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추측도 가능하게 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학고 지난 1월 25일 전북도는 “지난해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1년 동안 재해 예방 체계 구축에 매진한 결과 1건의 중대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또 언론들은 그대로 받아서 큼지막하게 보도해서 노동단체의 반발을 샀다다.

민노총전북본부 등에 따르면“지난해 전라북도에서는 18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으며 18건의 중대재해 사망자가 발생했으나 기소는 단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친기업적인 행정과 정치 등이 너무 만연돼 있는 건 아닌가 할 정도로 노동자들의 재해 예방이 외면당하고 있다. 특히 노동 현장에서 중대재해 처벌보다 오히려 예방에 대한 관리 등을 철저히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크다는 점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함윤호 앵커: 저도 현장에 직접 가서 목소리를 들어보았지만 노동자들은 중대재해처벌법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관리 감독 측면에서 허술한 점들을 많이 얘기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하는지? 

”언론들, 산재 문제에 대해 집중적이고 집요하게 취재 이어갔으면...“ 

손주화 처장: 그렇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두 번 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안전교육을 철저히 시행하고 안전점검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들을 반복적으로 내놓고 있는데, 이것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재발대책을 강구했는지 등 구체성이 떨어지는 게 아쉽다. 언론들도 이러한 산재 문제에 대해 집중적이고 집요하게 취재를 이어나갔으면 좋겠다. 특히 이번에 세아베스틸 사고와 관련해서 일부 지역 언론들은 단순 보도로 취급하거나 회사명을 밝히지 않고 보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기업의 책임을 면피 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 분명히 기업이 책임을 지도록 언론이 좀 더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 영화 ‘다음 소희’ 실제 사건은 묻힐 뻔했다...투신 기사 한 줄이 단서?

KBS전주방송총국 '패트롤전북jj' 3월 9일 방송 다시 듣기(유튜브 동영상)

함윤호 앵커: 다음 주제는 가슴 아프게 뉴스를 전했던 사연이다. 영화로 제작도 하었고 바로 전주에서 발생한 사건인데 지난달 개봉한 영화 ‘다음 소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우리 지역에서 일하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이야기다. 그런데 이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을 뻔 했는데 단 한 줄의 기사를 토대로 추적이 시작 됐다. 감독이 KBS전주총국 ‘저녁7시’에 출연해서 관련 이야기도 했는데, 어떻게 언론에 한 줄의 기사로 보도가 나왔는지?

손주화 처장: 미디어오늘에서 이와 관련한 보도가 나왔었다. 노조와 시민사회의 공론화와 언론의 집요한 취재가 맞물려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취지로 보도가 시작됐는데 이와 관련해서 당시 청소년 인권운동 활동가이기도 했던 강문식 민주노총전북본부 정책국장은 “학생 한 명이 투신했다는 기사가 단신으로 나왔다”며 “그러나 신원이나 학교 정보가 전혀 나오지 않아서 학교에 다 전화를 돌려 수소문했다”고 밝혔다. 

또 “사망한 학생이 어느 업체에서 일했냐”고 물었을 때 대부분은 “무슨 소리냐. 모른다”고 답했다고 했다. 반면 한 학교에선 “지금은 대답할 수 없다”고 답하면서 학교를 특정할 수 있었다. 그 사고 후 한 달이 흐른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그 기간 동안에 실체를 추적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함윤호 앵커: 바로 우리 지역에서 있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많은 뉴스가 보도됐고 패트롤전북에서도 내용을 다뤘는데, 이런 숨은 노력이 있었는지 몰랐다. 또 언론의 관심을 구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고 하던데 어떻게 보는지?

“지금도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문제”

박주현 대표: 이 사건 취재 과정을 담은 당시 프레시안 허환주 기자(지금은 프레시안 편집국장)의 책 ‘열여덟, 일터로 나가다’에서 허 기자는 연재기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조명한 점을 알 수 있다. 지역 언론들과 달리 미디어오늘과 프레시안 등에서 오히려 관심을 갖고 부각시켰다.

2017년 콜센터 실습생 사망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까지 보이지 않는 상당한 노력이 있었다. 2017년 1월 사고가 발생했지만 그 당시 기자들을 불러서 전북에서 간담회를 했는데 탄핵 정국에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앞둔 시점이다 보니 기자들이 대부분 오지 않았다고 허 기자는 밝혔는데, 그 자리에 지금은 활동을 하지 않고 있지만 참소리 문주현 기자와 허 기자 두 명 뿐이었다는 점에서 얼마나 지역 언론들이 무관심하고 소극적이었는 알 수 있다. 반성하고 성찰할 대목이다. 

함윤호 앵커: 이 사건 이후 콜센터 현장은 좀 나아졌는지? 

손주화 처장: 아니다. 여전히 지금도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함윤호 앵커: 단순히 한 취업 준비 학생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의 극단적 선택이 아니라 이것이 우리 시대 많은 특성화고의 학생들, 산업 현장에서의 어려운 환경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