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이어 문재인 겨냥?...'타이이스타젯 수사' 속도, 71억 배임 의혹 박석호 전 대표 전격 체포

사건 이슈

2023-02-28     박주현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이상직 전 의원의 지역구인 '전주을' 재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검찰이 이 전 의원과 관련된 ‘타이이스타젯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정치권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 전 의원이 창업한 이스타항공 회삿돈 71억원을 빼돌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를 특혜 채용해 줬다는 의혹의 중심에 선 태국 법인 ‘타이이스타젯(저비용 항공사)’ 박석호 전 대표가 검찰에 전격 체포돼 주목을 끈다.

이재명 대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하루 지나 문 전 대통령 사위 관련 수사 속도

전주지방검찰청 전경(사진=전주지검 제공)

전주지검 형사3부(권찬혁 부장검사)는 28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로 박 전 대표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이번 박 전 대표의 체포는 문 전 대통령 사위의 특혜 채용과는 연관성이 없다"며 "이상직이 이스타항공의 자금으로 타이이스타젯을 설립한 업무상 배임 혐의와 관련돼 박 전 대표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젯 사이의 자금 거래 의혹과 문 전 대통령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채용의 중심 인물인 박 전 대표가 검찰에 체포됨으로써 검찰 수사가 다시 문 전 대통령을 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하루 만이어서 이러한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2017년 2월 설립된 타이이스타젯은 이스타항공과 로고·사명을 공유해 이상직 전 국회의원의 자회사로 의심을 받아왔다. 또한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해 이를 대가로 이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직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돼왔다. 

이스타항공 노조 고발,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 11개월여 만에 수사 재개 

전주지검은 이날 오전 7시쯤 태국에서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박씨에 대해 미리 법원에서 발부 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그간 검찰은 박씨를 상대로 귀국을 계속 설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스타항공이 자사 항공권 판매 대행사인 이스타젯 에어서비스에 71억원 상당의 외상 채권을 설정하고도 회수하지 않은 점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이 자금이 타이이스타젯을 설립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의심하고 그동안 수사를 해왔다. 앞서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2021년 5월 "이상직 전 의원의 차명 회사로 보이는 타이이스타젯이 2017년 설립됐다"면서 "당시 이스타항공의 재무제표에 타이 바트로 된 외상매출금 70억여원이 갑자기 생겼다"고 배임 의혹을 제기하고 이 전 의원을 고발했다.

이에 전주지검은 지난해 12월 8일 오전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이 타이이스타젯을 실소유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이스타항공 본사 등으로 수사관을 보내 증거품을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이 사건에 대한 증거 자료가 외국에 소재한다는 이유로 '시한부 기소 중지' 결정을 내렸으나 이스타항공 부정 채용과 관련한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이 사건도 11개월여 만에 재개돼 동시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와 관련 "검찰의 제1 야당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에 이은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로 정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 사위의 '부정 취업 의혹' 수사까지 속도를 내는 것은 전 정권과 야당을 동시에 탄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민주당 안팎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한편, 현재 이상직 전 의원은 이스타항공 550억원대 배임 및 횡령 혐의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6년을 선고 받고 전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