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운명 초읽기...행정·광고주 위력이란?
[전북지역 주요 방송·신문 뉴스 톺아보기] 2020년 7월 14일(화)
이스타항공의 운명을 가를 시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15일까지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하루 동안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항공업계는 물론 1,600여 명의 이스타항공 직원들에겐 초미의 관심사다. 그러나 선결 조건을 이행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과 함께 양 항공사 간의 인수합병(M&A)은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직원들이 임금을 반납하는 동의서까지 작성하고 있지만 제주항공은 선결 조건 이행이라는 원칙을 고수해 온데다 이스타항공은 노사 간 갈등 외에 최근 임금반납 문제 등을 놓고 노노 간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스타항공의 운명을 하루 앞두고 서울 언론들은 암울한 소식들을 전하고 있다. 전북지역 언론들 중에는 새전북신문만이 이날 관련 기사를 서울발로 보도했다.
신문은 3면에서 “제주항공, 이스타 인수합병 계획대로 추진돼야”란 제목과 함께 심상정 정의당 의원 발언을 인용해 기사를 썼다.
기사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 91차 상무위원회에서 심상정 의원이 “제주항공이 이제와서 인수를 거부하겠다는 것은 특혜만 누리고 이스타항공을 버리겠다는 의도라고 일갈했다”면서 “제주항공이 인수 거부를 통해 이스타항공이 파산하게 되면 LCC(저가항공)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될 것임은 삼척동자도 다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기사의 흐름을 보면 심상정 의원이 이스타항공을 위해 작심하고 발언한 내용으로 보인다. 이면엔 그동안 신문사가 보여았던 의제설정 흐름과 맥락이 흡사하다.
특히 기사에서 강조한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상직 의원 일가도 인수계약의 이행을 위해 보유지분 전부를 헌납한다고 발표한 바 있고 이스타항공 직원들도 자신들의 체불임금 일정 부분을 포기하겠다는 등 노사가 서로 고통을 분담해 이스타항공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 제주항공이 파산을 의도하는 행위는 국민적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는 심 의원의 발언은 이스타항공의 책임은 없고 제주항공에 모든 책임이 있는 것처럼 묘사되어 전달되었다.
과연 정말 그럴까?
왜 심상정의원이 이토록 적극적으로 나선 것일까? 벼랑 끝에 선 이스타항공의 구원투수처럼 막판에 등장한 데 대한 의구심이 들 정도다.
한편, 이날 전북지역 일간지들은 “암 집단발병 마을인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이 전북도와 익산시를 상대로 170억원대의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낼 방침”이라는 기사를 약속이나 한 듯이 거의 모두 1면과 2면 등에서 비중 있게 다뤘다.
그러나 전북일보와 전민일보 등 일부 신문은 “민변 전북지부가 소송대상에서 정부와 KT&G를 제외했다는 점에서 논란도 일고 있다”며 전북도와 익산시만을 대상으로 한데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그토록 오랜 기간 동안 안일하고 무책임하게 대응해 온 전북도와 익산시의 행정을 비판하는 기사는 찾기 어렵다.
전북민변이 소송 대리를 맡은 지역 주민들은 지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암으로 인한 사망자 15명의 상속인과 현재 암투병중인 마을 주민 15명, 이 기간 마을에 거주한 주민 등 모두 173명에 이를 정도로 많은 마을 사람들이 장기간 고통을 호소하며 암으로 사망한 곳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행정당국은 주민 피해 배상에 대해선 이렇다 할 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KBS 전주방송은 “전라북도와 익산시는 청구 금액과 대상이 포괄적이고, 과도하게 설정된 측면이 있다며, 법률 자문을 받아 소송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히면서 “지자체에 관리 책임을 묻는 주민들의 배상 요구에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JTV도 “전라북도나 익산시는 변호사 자문을 거쳐 대응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지만 청구금액이 워낙 커, 본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주민들의 피해보상 소송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해 준 대목이다.
이 외에도 이날 대부분 신문들은 ‘`해고 없는 도시' 동참 사업체가 800곳을 넘겼다“는 기사도 사회면에 큼지막하게 다뤘다. 13일 전주시에서 열린 해고 없는 도시 상생협약식에서 참여 기업체들이 협약 내용을 다짐하는 모습도 함께 실렸으나 전시적인 분위기가 읽힌다.
특히 일부 신문은 “JTV 전주방송, 뉴스1,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새전북신문, 전북중앙신문, 전주일보 등 7개 언론사, 건설업, 도소매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교육업,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고 없는 도시 만들기에 동참키로 하면서 상생분위기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강조함으로써 참여를 자랑하는 뉘앙스까지 풍겼다.
한편 전북일보와 전라일보는 이날 16면에 똑 같이 한 기업을 전면에 소개해 눈길을 끈다.
"산토끼 쫓다가 집토기를 굶겨 죽이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한 전북일보는 “지역 향토기업의 발전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로 향토기업을 살리자는 시리즈에 이어 지역에 기반을 두고 발전하고 애향심을 발휘하고 있는 향토기업을 소개하고 발전발향을 모색하는 ‘기업탐방’시리즈를 연말까지 연재하기로 했다”는 칼럼과 함께 이날 향토기업을 전면에 소개했다.
그런데 전라일보도 이날 같은 기업이 전면에 소개된 점이 예사롭지 않다. ‘향토기업’,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선도기업’으로 나란히 두 신문이 띄운 제목과 기사내용, 인터뷰 등에 이르기까지 유사하다.
광고의 위력이 지면에서 강하게 느껴진다.
다음은 7월 14일(화) 전북지역 주요 신문·방송의 1면과 관련기사 제목들이다.
전북일보
도시공원 매입비 ‘1조 훌쩍’…지자체 속앓이
부안 위도 228㎜ 폭우
집단 암발병 장점마을 주민들 도·익산시에 170억 손배 청구
전북도민일보
깎이고 침수에 낙석까지… ‘물폭탄’ 피해 막대
전북도 국가예산 확보 기재부 집중공략
공공기관 추가이전 부상 道 선제적 대응전략 시급
전라일보
'날씨 예측 불허' 선제 예방이 피해 막는다
"코로나 해외입국 확진자-도내 거주자 구분해야"
대학 2학기 수업도 온라인?
새전북신문
日·中강타한 장마전선 영향, 전북에 폭우 피해 속출
[새전북만평-정윤성]'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익산 장점마을, 전북도와 익산시 170억대 손배소
전북중앙신문
228mm 물폭탄 도로-농경지 침수피해
전북형뉴딜 사업발굴 속도
전주동헌 힐링캠프서 힐링
KBS전주방송총국
“170억 원 지급하라”…익산 장점마을 배상 청구
JTV
장점마을, 전북도·익산시에 170억 손배 청구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