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 '이자 장사' 전국 1위, 지난해 예대금리차 은행권 ‘최고’...공시제도 취지 '무색'

금융계 이슈

2023-01-25     박주현 기자
전북은행 전경(사진=전북은행 제공)

지난해 전북은행이 시중·지방은행은 물론 외국계은행을 포함한 전국 은행들 가운데 예대금리차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고객 및 도민들의 실망과 비난의 수위가 높아만 가고 있다. 

특히 전북은행은 '지나친 이자 장사를 막자'는 취지로 지난해 7월부터 19개 은행의 월별 예대금리차 공시제도가 시작된 이후 예대금리차가 가장 높은 은행이란 오명을 떨구지 못하고 있다. 

24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북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는 6.07%p, 가계예대금리차(가계 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는 6.90%p,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는 5.71%p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전국 은행권 중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은행 예대금리차 5~6%p, 시중은행 1%p대와 큰 차이...지난해 7월 이후 계속 '선두권'  

전북은행 지난해 12월 기준 예대금리차 공시 현황(전국은행연합회 자료 제공)

전북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0월 4.71%p, 11월 4.95%p, 12월 6.07%p로 최근 3개월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가계예대금리차도 10월 6.72%p, 11월 6.50%p, 12월 6.90%p로 6.5%p 이상의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는 10월 5.37%p, 11월 5.42%p, 12월 5.71%p로 역시 매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북은행의 이 같은 예대금리차는 지방은행은 물론 시중은행들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북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전국은행연합회가 예대금리차를 공시한 지난해 7월 이후 줄곧 선두 대열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등을 포함해 전국 19개 은행권 중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금융업계에서조차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전북은행 예대금리차 고공 행진...전국은행연합회 공시 취지 '무색' 

전국은행연합회에 공시된 ‘12월 예대금리차 비교’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1.17%p, 가계예대금리차는 0.94%p,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는 0.72%p에 달해 전북은행의 5~6%p대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방은행들도 12월 중 예대금리차가 대구은행 1.78%p, 부산은행 1.44%p, 광주은행 3.23%p, 제주은행 1.47%p, 경남은행 1.78%p로 전북은행의 6.07%p와는 역시 큰 차이가 발생했다.

이처럼 전북은행은 지난 7월 전국은행연합회가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공시한 이후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함으로써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취지는 물론 서민과 고객을 무시한 채 이자 장사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북은행 “중저 신용자, 외국인 대출 비중 높아서...” 해명 불구 비난 지속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전북은행의 예대금리차는 4.71%p, 가계예대금리차는 6.72%p,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는 5.37%p로 나타났다. 다른 지방은행의 10월 기준 예대금리차는 광주은행 2.76%p, 경남은행 1.46%p, 제주은행 1.41%p, 부산은행 1.34%p, 대구은행 1.19%p인데 반해 전북은행은 이들 은행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국은행연합회 공시 첫 달인 지난 7월 전국 시중 및 지방은행권 평균 예대금리차는 1.87%p에 이어 8월에는 2.11%p, 9월에는 2.06%p, 10월에는 1.72%p로 1~2%p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전북은행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전북은행은 이에 대해 “신규 가계대출 고객 가운데 최저 신용자에 해당하는 서민금융진흥원 관련 대출과 중저 신용자, 외국인 대출 비중이 80% 안팎이어서 빚어진 현상”이라며 ‘중저 신용자’ 등의 탓으로 돌리고 있으나 ‘이자 장사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민 등골 빼 먹는 고금리업자와 다를 바 없어...도민·고객 우습게 보기 때문”

이에 대해 진보당 전북도당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향토은행의 설립 취지가 무색하게 지역의 서민들을 상대로 이자 장사를 한다”며 “서민 등골을 빼 먹는 고리대금업자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모 씨(53·전주시 서신동) 등 시민들도 “전북은행이 다른 시중은행과 지방은행들에 비해 유달리 예대금리차가 높게 발생하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한두 달도 아니고 지속적으로 전국 은행들 중에서 가장 높은 이자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은 도민과 고객들을 우습게 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지난 2일 제13대 은행장에  새로 취임한 백종일 전북은행장은 “그간 체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제2의 도약을 위해 조직을 새롭게 정비하고 수익성 중심의 영업을 강화하고 지역 내 약해진 기반 영업력을 회복하기 위해 점포와 인력의 효율적 재배치를 강구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지만 이자 장사 논란은 올해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