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관련 23년 간 언론 보도 사례 분석(1)
‘옛 대한방직 터 올바른 개발 모색을 위한 세미나’ 발제문 공개
전주시가 서부신시가지 개발사업지구에서 제척시켜 '전주의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불릴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논란이 2000년대 초반부터 2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특혜성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는 이 부지의 올바른 개발 모색을 위한 세미나가 1월 11일 전북도의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려 이목을 끌었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서는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추진에 따라 다양한 이해 관계와 법률 관계 및 그동안 진행 과정과 문제점 등을 사실에 근거하여 총체적으로 파악함으로써 도민의 이익과 올바른 개발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독자들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 드리기 위해 이날 세미나에서 첫 주제 발제를 한 박주현 <전북의소리> 대표(언론학 박사)의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관련 언론보도 사례 분석 연구’에 관한 내용(전문)을 모두 5회에 걸쳐 소개한다.
1. 서 론
'알박기·먹튀의 땅' - 참고: 경향신문. “개발 안된다” 버티더니 땅값 치솟자 ‘먹튀’. 2018.6.4.
'전주시 마지막 노른자 땅‘ - 참고: 중앙일보. 전주 '마지막 노른자 땅' 옛 대한방직 부순다…"2조 개발 신호탄". 2022.12.16.
'상업용 전환 시 특혜의 땅’ - 참고: 경향신문. 전주 대한방직 부지 개발 추진에 ‘특혜 시비’. 2017.11.20.
’차리리 수용하고 공공개발해야 할 곳' - 참고: 전주MBC. "차라리 수용하고 공공개발"..특혜 논란 여전. 2022.3.27.
...
전주시가 완산구 효자동 일대 서부신시시가지 개발사업에서 제척되었던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를 수식하는 언론 보도의 표현들이다. 20여년 동안 개발과 보전의 기로에 선 채 ’노른자 땅‘이 ’논란과 특혜의 땅‘으로 변모했지만 여전히 ’알박기‘와 ’먹튀‘ 논란에 대한 원인과 책임은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따라서 지금도 특혜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또 다른 특혜성 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의 개발 문제에 관해 보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논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본 연구는 전주시 서부신시가지 개발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추진되었던 시점부터 최근까지 국내 주요 언론과 지역 언론들의 보도를 사례별로 분석·연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2000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전국 및 지역 언론들의 보도에서 나타난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관련 내용을 사례 중심으로 고찰·분석함으로써 실태와 문제점, 대안 등을 살펴보았다.
1)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개요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개발은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3가 151번지 일원에 위치한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를 복합 개발하는 사업‘을 말하며 면적은 230,565㎡에 달한다. 이 개발사업은 전주시가 추진한 서부신시가지 개발 지구의 중심에 위치해 ’노른자 땅‘이라고 불려왔다. 하지만 주거·상업 등으로 복합 개발하기 위해서는 일반 공업지역인 공장부지의 용도를 상업지역으로 변경해야 개발이 가능하다.
2)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배경
1975년 가동이 시작된 대한방직 전주공장은 섬유산업이 쇠퇴하고 여러 국내 섬유 공장들이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전주공장 역시 폐공장으로 남아 오랜 기간 방치되었다. 1993년부터 신전주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서부신시가지가 2010년대 완공됨에 따라 공장 지붕 슬레이트에서 발생하는 석면과 도심 한가운데 폐공장이 위치해 안전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야기되었고, 2017년 복합개발 시행사인 ㈜자광이 1,980억원에 해당 부지를 매입하였다.
㈜자광이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를 매입할 때 롯데건설이 연대보증을 해 줌으로써 롯데와 ㈜자광과의 관련성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 부지의 소유주인 ㈜자광은 익스트림 타워, 컨벤션센터, 호텔, 백화점, 문화시설, 초고층 아파트 등을 지을 목적으로 개발 계획안을 전주시에 제출했지만 전주시는 '장기 도시기본계획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려했다.
그러나 비교적 개발에 신중했던 제38~39대 김승수 전주시장과는 달리 속도감 있는 개발과 규제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던 제40대 우범기 전주시장이 취임함에 따라 상황은 많이 달라지고 있다. 우 시장은 출범 이후 2022년 8월 17일 부지 소유주인 ㈜자광 전은수 회장과 시장실에서 공식 면담을 한 뒤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철거에 착수했다.
3) 추진 경과
·1972~1974년: 대한방직 전주공장 건설
·2017년 10월: ㈜자광, 대한방직㈜과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21만 6,463㎡)를 1,980억원에 매입하기로 합의, 계약금 198억원에 토지 매매계약 체결
·2018년 10월: ㈜자광, 잔금 1,782억원 납부
·2018년 11월: 전주시, ㈜자광이 신청한 전주 143층 익스트림타워 복합단지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에 관한 주민 제안 신청 건에 대해 '전주시의 2035 도시기본계획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려
·2020년 5월: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의 개발 방향을 결정할 시민공론화위원회 출범
·2021년 4월: 시민공론화위원회, 상업 기능이 중심인 대한방직 공장부지 개발 권고안 전주시에 제출(전주시는 권고안을 수정 없이 받아들임. 해당 안은 ㈜자광이 제안한 개발 방식에 가장 근접한 권고안)
·2022년 7월: 우범기 전주시장, 김관영 전라북도지사와 대한방직 부지개발에 신속하게 행정절차를 이행하는 등 최대한 힘을 모으자고 함(우 시장은 국제행사 유치가 가능한 컨벤션센터, 5성급 이상 호텔, 대형 쇼핑몰, 전주의 랜드마크가 되는 타워 정도는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고, 임기 내에 바람직한 개발 방향을 설정하여 개발의 첫걸음을 떼게 하겠다고 밝힘)
·2022년 8월: 우범기 전주시장과 전은수 ㈜자광 회장이 대한방직 부지개발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면담
·2022년 12월: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철거 착공식, 공장 철거 현장에서 맹꽁이 서식지 훼손 및 외국인 근로자 1명 추락 사망
4) 대한방직 개요
-공식 회사명 : 대한방직(주)
-업종 : 면사, 화섬사, 혼방사를 취급하는 면직물 제조업체
-사업 종류 : 면 방적업
-취급 품목 : 면사, 화섬사, 혼방사, 메란지사, 면직물, 화섬식물
-설립 시기 : 1953년 8월 10일
-본사 소재지 : 서울특별시 중구 중림로 48
-국내 공장 : 전주공장(매각), 대구공장
-해외 공장 : 중국 청도공장 등
1953년 8월 면직물 제조업체인 대한방직(주)이 설립되었다. 이듬해인 1954년 10월 수원공장(방적) 조업을 개시했다. 주요 생산 제품은 방적사, 합연사, 선염 및 가공사이며, 방직사업 이외에 건설·무역·금융 사업 부문에도 진출했다. 이듬해인 1955년 8월 대구공장(방직) 조업을 개시했다. 1973년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한 뒤 1975년 8월부터 전주공장(방직) 조업을 시작한 데 이어 1977년 대구 월배공장(염색, 가공)의 조업을 시작했다.
1994년 중국 청도에 대원방직유한공사를 설립했고, 1997년 의류사업부를 신설하고 의류 사업에 진출했다. 2000년 4월 계열사인 한스종합금융(주)을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5개 은행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2001년 7월 대구광역시 소재의 월배공장이 ISO(국제표준화기구) 9002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했다. 2005년 12월 중국 청도에 대한인염 유한공사(염색, 가공)를 설립하고 2007년 1월부터 대구공장에서 염색, 가공 조업을 개시했다.
2008년 2월에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2009년 4월 대한방직(상해)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대한방직은 전북지역에서 2017년 전주공장을 매각하고 완주군 이서면 은교리로 이전했다가 2019년 사실상 전북지역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이 연구가 진행된 후에도 대한방직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전주공장이 존재한 것으로 소개되어 있었다.
2022년 3월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방직은 2011년 영업이익이 54억1,6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2.6% 증가했다. 주력사업인 섬유 수요 감소로 타격을 입은 대한방직은 코로나19 반사 이익으로 2020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고 2021년에는 성장폭이 더 커졌다. 이 기간 매출액은 2,003억 7,29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늘었다. 매출액이 2,000억원을 넘은 건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참고: 머니투데이. 미국 '퀼트족'이 살렸다…대한방직 영업이익 50% 껑충. 2022.3.2.)(계속)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