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 먼지 같은 인생
신정일의 '길 위에서'
2023-01-04 신정일 객원기자
바람 속에 먼지 같은 것이 인생인데, 살아가면서 세상이 동전처럼 작게 보이는지 삶을 자신만만하게 사는 사람들, 혹은 조금 알면서 세상을 다 아는 듯 기고만장한 사람들을 가끔씩 봅니다.
이 세상에 살면서 한 번도 그렇게 살아보지 못한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 오랜 세월 살다가 보니 그것이 '허세'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오히려 측은할 때가 더 많습니다.
”모든 것은 바람 속에 날리는 티끝이네.
똑같은 옛 노래, 끝없는 바다 속에 작은 물방울 하나.
우리의 모든 행위는 우리가 원치 않는다 하더라도 흙으로 돌아가고 만다네.
집착하지 말게, 하늘과 땅밖에는 아무것도 영원하지 못하네.
그대가 가진 것, 모두를 털어도 단 1 분을 사지 못한다네.
우리의 존재는 먼지와 같은 것.
모든 것이 바람 속에 티끝이라네."
캔자스(Kansas)는가 노래 부르는 ‘바람 속에 먼지’(더스트 인 더 윈드, Dust In The Wind)를 가만히 음미해 보면, 살고 있다는 것이 한없이 가여워지고 그래서 한동안 멍한 채 보낼 때가 있습니다. 무엇에 집착하는가, 나를 지금 사로잡고 있는 것들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알고 보면 그것들이 허상이고 허깨비가 아닐까요?
사라지는 것들에 보내는 연민이나 아쉬움이 결국은 나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데,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채 웃고 떠들고 그리고 뒤돌아 서서 후회하는 시간들. 나에게 그 시간들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요?
/글·사진=신정일(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