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추위 속 음식점 앞에 놓인 '신생아'…베트남 유학생 "혼자 키우기 어려워"
사건 이슈
영하의 추위가 이어지는 날씨 속에 생후 열흘도 안 된 신생아가 버려진 사건이 전주지역에서 발생해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주에서 아기를 버린 생모가 경찰에 붙잡혔지만 베트남에서 온 유학생이란 점에서 더욱 놀라게 했다.
전주덕진경찰서는 베트남 국적의 20대 A씨를 지난 19일 저녁 8시 10분쯤 전주시 덕진구 전미동의 한 음식점 현관에 생후 10일 된 여자 아이를 유기한 혐의로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울음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온 음식점 주인이 겉싸개에 싸인 아이를 구조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선 경찰은 전주의 한 원룸에서 여성을 긴급체포했다.
외국 국적에 출생 신고도 돼 있지 않아 위탁 기관 정하기까지 시간 걸릴 것
아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 A씨는 결혼이주여성이 아닌 교환학생 형식으로 국내에 입국한 유학생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양육이 어려워 아이를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이 여성은 “혼자 키우기가 어려워 아기를 버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 온 20대 유학생으로 혼자 생활해 온 여성은 범행 나흘 전 전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아기를 낳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빠에 대해서는 진술을 안 한다”며 “진술을 안 하지만 같은 베트남 또래 남성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시 전주지역 날씨는 영하 1.8도였지만, 아이는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는 현재 전주에 소재한 한 병원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으며, 향후 전주시 산하 영아보호시설로 옮겨질 예정이다.
그러나 아기가 전주시에 인계될 예정이지만, 외국 국적에 출생 신고도 돼 있지 않아 위탁 기관을 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이 여성에게 아동복지법상 영아유기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