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작업 실종' 논란 속 전주시의회 도시건설위 의원들 두바이 등으로 해외연수 떠나...'적절성' 논란

진단

2022-12-20     박주현 기자
전주시의회 전경(사진=전주시의회 제공)

전주시가 최근 '제설작업 부실과 실종' 논란을 일으켜 시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주시의회가 이를 제대로 견제·감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따가운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전주시의 폭설 대응 및 조처 미흡과 제설장비 부실 운영이 잇따라 도마에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전주시의회 해당 상임위원회인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은 해외연수 출장을 떠나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 

더욱이 전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이 한겨울 연수를 떠난 곳은 전주와 환경이 맞지 않은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와 아부다비 지역 등이어서 적절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전주시 제설작업 부실로 공분 확산 시기...시의회 도시건설위 '해외연수' 논란

18일 한 전주시민이 도로 결빙 상태를 SNS상에 공유한 사진(캡처)

20일 전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9명 중 7명의 시의원들과 2명의 지역 일간지 출입기자 및 관계 공무원 등이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3박 6일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그러나 전주지역에 8cm 이상의 눈이 내려 대부분 시내 도로가 꽁꽁 얼어붙었지만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전주시에 대한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은 시점에서 해당 상임위 시의원들이 연수를 떠난 것에 대해 시민들 시선이 곱지 않다. 

전주시의회 관계자는 “이번 연수는 전주종합경기장과 옛 대한방직부지 개발에 필요한 현지 우수 사례 시찰과 자료 수집 등을 통해 전주시가 나아가야 할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 산업을 살펴보고 진단하는 게 주된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출장 경비와 관련해 "시의원들의 경우 1인당 3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대신, 추가 비용은 개인이 부담한다"며 "동행하는 지역 언론의 취재 기자들의 경우 모두 자부담"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앞서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전주시의 늑장 제설작업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고, 또 21일에는 전주시의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불리며 ‘먹튀·특혜성 논란’에 휩싸여 있는 옛 대한방직전주공장 부지의 '철거 착공식 겸 경제 비전 선포식'이 계획돼 많은 관심이 집중된 시점에서 해당 상임위 시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떠난 것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혀 다른 환경의 나라에서 무얼 배우고 오겠다는 것인지...” 의문 제기 

전주시 옛 대한방직공장 부지 전경

더구나 과거 출장 때 외유성 논란이 자주 불거졌던 만큼 과연 내실이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이 여전하다. 전주시가 1인당 3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대신, 추가 비용은 의원 개인이 부담하고 심의도 받았다고 하지만 전체 연수 일정과 답사 코스 등을 감안하면 예산의 적정성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전주시와 지역·환경적인 특성이 맞는 곳을 찾아가 도시개발 정책을 살펴보며 현장을 둘러보고 배운다면 몰라도 전혀 다른 환경의 나라와 지역들을 돌아다니는 것은 누가 봐도 외유성 연수라는 비판을  받기 십상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이번 해외연수 기간에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시의원들도 일본 연수를 위해 19일 출국해 오는 24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처럼 코로나19로 한동안 뜸했던 지방의회의 국외 출장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전주시의회 행정위원회와 문화경제위원회는 영국과 프랑스 등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전주시의회 해당 위원회 소속 의원 등 19명은 이 때도 의원 개인 당 300만원의 연수비용이 책정됐으며 초과된 금액은 자부담으로 충당한다고 밝혔다. 당시 전주시의회 행정위원회 소속 4명, 문화경제위원회 소속 9명, 의회사무국 소속 4명 등이 참가했다. 

”무리한 국외 연수, 도덕적 해이로 볼 수 있어”...전주시의회 집행부 '질타' 

이 같은 상황에서 전주시의회는 지난달 열린 전주시 행정사무감사에서 박형배 부시장을 포함한 공무원들이 최근 6개월 내에 2번의 국외 연수를 진행한 것을 문제 삼았다. 시의회는 지난 5월에 이뤄진 미국 뉴올리언즈 출장은 특히 매우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당시 시의회는 “전반적으로 출장 목적과 시기가 적절했는지 의문이 든다”며 “6개월도 되지 않는 기간 내에 명확한 목적성도 없이 2차례나 되는 무리한 공무 국외 연수를 추진한 것은 도덕적 해이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