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극복 위해 전 세계 ‘ESG 고민’

김도현의 'ESG 리포트'(16)

2022-11-29     김도현
김도현 변호사

날씨가 꾸물꾸물하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비가 오려나보다, 또는 이 비가 오고 나면 겨울이 오겠다는 생각에 더해 우리 지역에 최근 비가 많이 오지 않아 가뭄이 심각하다는데 지금이라도 비가 많이 와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테지요.

김도현 변호사는 ESG에 미쳐있는 자로서 날씨가 꾸물꾸물하면 작년과 재작년은 이맘때 날씨가 어땠을까. 비가 많이 오거나 적게 오거나 이 모든 이유가 기후위기, 급격한 경제성장을 위해 지나치게 발생시킨 이산화탄소의 양, 탄소중립의 시기 등 온갖 생각이 떠오릅니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22일 폐막했습니다. 지난주였어요. 김도현 변호사는 지난 주에 업무가 몰아치는 바람에 ‘ESG 리포트’를 놓쳐버렸습니다. 혹시 ‘ESG 리포트’를 기다리신 분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오늘로서 지난주가 되어버려 시의성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의미있었던 COP27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지원을 위한 독립기금 설립 합의

위 합의문은 ‘샤름엘셰이크 이행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렸기 때문에 이 같은 명칭이 붙은 것이죠. 이번 총회는 극한 가뭄 등 지구 온난화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개최된 만큼 ‘적응’, ‘손실과 피해’ 등의 의제가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최대 쟁점으로 논의되었습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 대응을 위한 재원마련 문제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채택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당사국 총회 정식 의제로 채택되었으며,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를 위한 기금을 설립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에 대한 지원에 대한 논의는 이번 COP27에서 처음 나온 것은 아닙니다. 유럽과 미국에서 부과할 예정인 탄소세를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를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자는 논의도 있었거든요. 탄소세 부과로 인해 이제 개발을 시작한 개발도상국과 에너지는 제대로 써보지도 못했는데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는 국가들은 수출이 더욱 어려워지게 되는 상황에서 유럽과 미국이 또 다른 방식으로 돈을 쓸어담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죠.

그래서 탄소세를 이용해서 개도국들과 기후위기에 취약한 국가들의 기금을 만들자는 목소리도 나왔던 것이고요. 하지만 목소리에 그쳤을 뿐 이번 COP27에서 구체적으로 ‘샤름엘셰이크 이행 계획’을 통해 기후위기에 직면한 국가들을 위한 기금을 설립하기로 협의했으니 한국도 적극적으로 기금 마련에 나서야겠습니다.

파리협정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이행의 총회’

파리협정이 있을 날로부터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말만 하지 말고 이제 이행을 하라”는 것이 이번 총회의 핵심이었습니다. 그간 이러한 지적은 계속 있었죠. 파리협정을 체결해놓고, 오히려 탄소를 더 많이 발생시킨 국가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COP27에서는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였습니다.

파리협정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감축, 적응, 손실 및 피해, 재원, 기술, 역량 배양 등 파리협정의 주요 요소뿐만 아니라 에너지, 해양, 산림, 눙업 분야에서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과 비당사국 이해관계자 참여와 행동을 촉구한 것이지요.

탄소감축 작업 프로그램의 운영

COP27은 탄소감축 작업프로그램을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운영하고 별도의 대화체를 구성하여 부문 및 주제별 감축방안, 기술, 정의로운 전환 등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유의미한 점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폭넓은 논의를 위해 민간(기업, NGO)의 참여도 가능하도록 한 것입니다. 기후변화의 문제가 단순히 정부간 협의로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협의에 이른 것이죠.

손실과 피해

COP27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히는 손실과 피해복구를 위한 기금 설립 부분은 동 기금의 지원 체계의 상세 지원방안까지도 논의되었는데요. 선진국-개도국 인사로 구성된 준비위원회를 설립하여 기금의 제도적 장치 마련, 기존재원 확장방안에 대한 논의 및 손실과 피해 관련 기술지원 촉진을 위해 2019년 설립된 산티아고 네트워크의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네트워크의 구성, 네트워크 구성의 비용은 선진국에서 부담하기로 하는 등의 협상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와 같은 네크워크 구성을 위한 사무국 설립은 제28차 당사국 총회에서 최종 승인할 예정입니다. 금방이라도 기금이 마련될 것 같죠?

적응

1.5도 달성을 위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하는 적응위원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지구적 적응 목표 달성을 위한 프레임 워크를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재원

선진국들은 기존에 약속하였던 장기재원 조성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였는데요. 그래서 다시 약속했습니다. 선진국들은 2025년까지 연간 1천억불 조성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기로 하고, 2025년 이후의 새로운 재원조성 목표는 올해부터 개시된 기술전문가 대화체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기술지원

유엔기후변화협약하에서 개도국으로 기술 지원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정책기구인 기술집행위원회(TEC)와 이행기구인 기후기술 센터네크워크(CTCN)의 공공업무계획을 확정하였습니다. 개도국 기후기술 지원을 위한 8대 분야로 디지털화, 물-에너지-식량시스템, 에너지시스템, 건물 및 인프라, 기술로드맵, 국가혁신시스템, 기술수요평가, 비즈니스와 산업 등이 선정되어 현행보다 명확한 분류체계 하에서 효과적인 기후기술 협력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지원 부분의 분류체계를 보면서 ESG경영 방식이 빼곡하게 보이는 것은 결국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ESG를 고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1.5도, 그리고 1.5도 

기후과학자들 중에는 오늘 당장 1.5도 달성을 한다 하더라도 이미 지구는 망했다는 극단적인 말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정도로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것이죠.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단순히 국가가 약속하고, 그 약속을 이행한다는 추상적인 행동이 아니고, 전 세계인 모두가 이행하여야 할 약속입니다. 

/김도현(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