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오늘 새 총장 선거 '8파전'...4년 운명 가를 투표, 3차까지 가나?

대학가 이슈

2022-11-23     박주현 기자

제19대 전북대학교 총장 선거가 드디어 오늘(23일) 실시된다. 8명의 후보들이 출마해 3차 결선 투표제로 실시될 이번 전북대 총장 선거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 4년 동안 전북대의 운명을 가를 '최고 리더'를 구성원들이 직접 선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전북대 총장후보자임용추천위(이하 총추위)에 따르면 제19대 총장 선거는 23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후보자들의 합동연설회에 이어 최종 투표가 곧바로 진행될 예정이다. 

합동연설회 끝으로 오전 11시부터 1차 투표...과반 지지 없을 경우 3차 투표까지 갈 가능성 

전북대 19대 총장 선거 후보(기호순, 사진 위 왼쪽부터 ). 1번 조재영 생물환경화학과 교수, 2번 이귀재 생명공학부 교수, 3번 김건 대학원기록관리학과 교수, 4번 양오봉 화학공학부 교수, 5번 김동근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6번 송양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7번 한상욱 과학교육학부 교수, 8번 김정문 조경학과 교수.

전북대 19대 총장 선거 후보(기호순)로는 1번 조재영 생물환경화학과 교수, 2번 이귀재 생명공학부 교수, 3번 김건 대학원기록관리학과 교수, 4번 양오봉 화학공학부 교수, 5번 김동근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6번 송양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7번 한상욱 과학교육학부 교수, 8번 김정문 조경학과 교수이다. 

최종 투표를 앞두고 실시될 합동연설회는 23일 오전 8시부터 전북대 진수당 1층 가인홀에서 9시까지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후보당 3분씩 주어지게 되는 합동연설회 발표 순서는 사전 추첨 순서에 따라 기호 4번 양오봉 후보, 기호 7번 한상욱 후보, 기호 5번 김동근 후보, 기호 3번 김건 후보, 기호 8번 김정문 후보, 기호 1번 조재영 후보, 기호 2번 이귀재 후보, 기호 6번 송양호 후보 순서로 이뤄지며 대학 총추위 홈페이지를 통해 영상 시청도 가능하다. 

투표는 온라인 투표(스마트폰 문자 또는 PC 이메일) 외에 전화번호 미제공 선거인은 진수당 가인홀에서 현장 투표가 가능하다. 1차 투표는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되며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없는 경우 다수 투표자 3명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이어 2차 투표는 오후 12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 진행되며 과반수를 얻은 후보자가 없는 경우 다수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3차 결선 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3차 결선 투표는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며 결선 투표에서 다득표 순위에 따라 총장 후보자 추천 순위를 정하게 된다. 이번 선거의 유권자 투표 반영 비율은 교수 70%, 직원 20%, 학생 10%로 지난 18대 총장 선거의 학생 비율(3.5%) 보다 6.5%p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3차 투표로 이어질 경우 후보들 간 ‘야합’ 재연 우려

3차 결선 투표제의 문제점으로 제기된 이합집산과 합종연횡 등 ‘야합’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황갑연 전북대 총추위원장은 “이번 총장 선거에서 낙선한 예비후보자는 새 총장이 부총장 및 처장 등 보직자로 추천한다 해도 교수평의회에서 반드시 부결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8명의 다자 구도에서 치러지게 될 이번 전북대 총장 선거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2차와 3차로 이어질 경우 야합이 다시 재연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편 전북대는 올 국정감사에서 전국 16개 국·공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청렴도 평가에서 3년 연속 최하위란 따가운 지적을 받았다. 이 가운데 연구비 횡령 등 교수들의 윤리 위반 문제가 가장 큰 쟁점으로 부각됐다.  

특히 지난 10월 12일 열린 국회 교육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북대 S모 교수의 새만금 해상풍력사업 개입 과정에서 드러난 겸직 미신고, 논문 표절과 연구비 횡령 의혹, 교수 채용 및 승진 의혹 등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국회의원들은 "이번 사안은 매우 심각하다"며 "전북대에 대한 교육부 감사"를 촉구하기도 해 파장과 후유증을 예고했다.

지방선거 ‘전 총장 동료교수 폭행 의혹’, 국감 '청렴도 3년 연속 최하위, 교수 불법·일탈'...잇단 '구설' 

전북대학교 전경(사진=전북대 제공)

이처럼 전북대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교수 비리 의혹과 관련된 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되는 한편 교육부 감사 요구까지 이어질 정도로 윤리·청렴에 관한 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여기에 지난 6·1 지방선거 기간에 치러진 전북도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전북대 서거석 전 총장의 동료 교수 폭행 의혹 사건은 경찰과 검찰의 수사로 이어지면서 전북대 총장과 교수들의 위상과 신뢰, 더 나아가 전북대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

이밖에 지난 2019년 김동원 총장 취임 이후 전북대 교수들의 불법·일탈 행위로 대학 위상이 크게 실추됐다. 당시 교수들의 잇단 갑질, 성추행, 연구 비리, 음주운전 등으로 김동원 총장이 공개 사과를 하는 등 2020년에는 총장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교수가 벌금형을 선고받은데 이어 지난해는 교수의 제자 인건비 횡령 사건도 있었다.

특히 지난 2019년 교육부가 실시한 특정 감사에서 논문 부정 등 학사 비리가 무더기로 적발돼 교수 등 교직원 23명에 대해 무더기 징계를 통보,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당시 전북대 교수 20명이 논문 25건에 자녀 등 미성년자를 공저로 올리고 이 사실을 세 차례나 허위 보고하거나 묵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신뢰·위상 회복 '돌파구' 마련 시급...전북대 총장 선출에 많은 도민 기대·관심 

게다가 전북대 한 교수는 자신의 논문 5편에 당시 고등학생이던 자녀 두 명을 공저자로 올렸고, 이 자녀들은 연구 부정으로 판정된 논문을 대학 입시 자료로 활용해 전북대에 합격,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올들어서도 유학생 제자가 쓴 논문을 친동생 이름으로 바꿔치기한 교수가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이처럼 전북대가 성추행을 비롯해 음주운전, 논문 부정, 선거 개입 등 교수들의 도덕적 해이가 선을 넘어서며 전례 없이 뜨거운 비판의 여론에 시달려야 했다. 

이 같은 위기상황에서 국립대학의 역할을 다하고 실추된 신뢰와 위상을 되찾기 위한 돌파구가 절실하다는 여론이 비등한 시점에서 전북대의 이번 총장 선거는 매우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다. 

구성원들의 소중한 한표 한표가 거점국립대학인 전북대의 4년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인 모두가 참여해 올바른 주권을 행사하기를 많은 도민들은 기대하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