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비평

JTV 전주방송의 ‘클릭 이사람’ 800회 특집 ‘더 타워’ 편이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1월 15일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19일 오전 8시 15분부터 1시간 동안 다시 소개됐다.

하지만 시청자들 사이에는 의아하다는 반응과 함께 긍정보다 부정적 반응들이 두드러졌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노골적으로 상업성을 띈 프로그램”이라는 지적과 “개발업체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내보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았다. 

㈜자광 전은수 회장 특별 출연...1시간 가량 뉴욕 현지 인터뷰

JTV ‘클릭 이사람’ 800회 특집 ‘더 타워’(방송화면 캡쳐) 
JTV ‘클릭 이사람’ 800회 특집 ‘더 타워’(방송화면 캡쳐) 

방송은 해당 특집 프로그램을 내보내면서 "세계의 수도이자 랜드마크가 많은 곳"이라며 '미국 뉴욕'을 소개했다. 직접 현지를 방문해 취재·보도한 방송은 동행한 인사와 진행자(아나운서)가 시종 인터뷰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그런데 이 방송에 등장한 사람은 2017년 전주시 옛 대한방직공장 부지를 2,000여억원에 사들여 470미터 높이의 익스트림 타워와 60층의 초고층 아파트 단지 외에 호텔, 백화점 등 대규모 개발 제안서를 전주시에 제출했던 개발회사 대표라는 점에서 시선을 끌었다. 

당시 ‘장기적 도시 개발 계획 등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전주시로부터 개발 계획안이 반려되는 등 특혜 논란의 중심에 있는 회사 대표라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 온 인물이기도 하다. 

제이지씨(JGC) 회장이자 ㈜자광 대표인 전은수 씨가 바로 이 방송에 특별 출연해 뉴욕 현지를 동행했다. 전 회장은 방송사 취재진과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 주요 명소들을 돌며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전주시 옛 대한방직공장 부지 개발과 접목된 발언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전주시 랜드마크 조성 필요성 지나치게 강조 ‘눈살’

JTV ‘클릭 이사람’ 800회 특집 ‘더 타워’(방송화면 캡쳐)
JTV ‘클릭 이사람’ 800회 특집 ‘더 타워’(방송화면 캡쳐)

방송 서두에서 진행자는 ”전주의 미래를 위해, 전주를 확 바꿔놓을 수 있기를 바라는 뜻에서 800회를 뉴욕에서 특집으로 방송한다“며 ”멀리 뉴욕까지 14시간 동안 와서 전주의 미래를 생각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전 회장은 방송에서 ”지금 뉴욕을 보고 느끼는 것처럼 미래 세대들이 전주의 미래 가치를 충분히 달성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기술과 비용 등을 (옛 대한방직 부지에)투자해 부끄럽지 않은 건축물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욕 현지에서 진행자와 인터뷰이가 햄버거를 함께 먹는 모습 등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생생한 동행 취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선진 랜드마크를 소개하고 도시의 전통과 현대를 조명해 준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기획이 돋보였다. 

JTV ‘클릭 이사람’ 800회 특집 ‘더 타워’(방송화면 캡쳐)
JTV ‘클릭 이사람’ 800회 특집 ‘더 타워’(방송화면 캡쳐)

하지만 아직 사업이 구체화되지 않고 공론화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던 전주시 옛 대한방직공장 부지에 랜드마크가 조성되는 것을 전제하거나 그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한 인터뷰이 발언이 지나치게 부각된 점은 아쉬웠다. 

또한 방송 마지막 자막의 광고(협찬) 명단에 ‘자광’이 가장 먼저 등장한 점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인터뷰이가 전주시에 대단위 개발사업을 추진하려는 업체 대표라는 점 등에서 기획 의도가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반응들이 쏟아져 나왔다.

”개발업자 사업 띄워준다는 오해 피하고 싶었다면 등장시키지 말았어야“ 비판

JTV ‘클릭 이사람’ 800회 특집 ‘더 타워’(방송화면 캡쳐)
JTV ‘클릭 이사람’ 800회 특집 ‘더 타워’(방송화면 캡쳐)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19일 특집 프로그램 재방송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청 소감을 밝힌 뒤 문제점을 지적했다. 손 처장은 먼저 “JTV에서 ‘더 타워’라는 제목으로 ‘클릭 이사람’ 800회 특집을 내보냈다"며 "전주의 랜드마크 조성을 위해 뉴욕을 방문해 상징적 건물을 살피는 내용”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대한방직 부지 개발 계획안을 제출한 사업자 자광 전은수 회장이 동행하는 프로그램은 유명한 랜드마크를 살펴보며 자광에서 제출했던 익스트림타워를 보여 준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책임감을 갖고 시민을 위해 미래 랜드마크를 세울 것’이라는 회장 발언도 막바지에 등장한다“며 ”전주시에서는 아직 자광 계획안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손 처장은 “타워 건설 시 우려되는 안전, 교통난, 고가 아파트 분양 문제 등 해결책은 논의되지 못했고 공공 환수는 어느 정도 할 것인지 등의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가 팽팽한 상황에서 개발 당사자를 뉴욕까지 동행해서 콘텐츠를 제작해 오다니 너무나 놀라울 뿐”이라고 밝혔다.

“너무 노골적...화난다” 진지한 고민·성찰 필요

JTV ‘클릭 이사람’ 800회 특집 ‘더 타워’(방송화면 캡쳐)
JTV ‘클릭 이사람’ 800회 특집 ‘더 타워’(방송화면 캡쳐)

또 “최근의 랜드마크는 브랜드화 되어 한 지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한 손 처장은 “지역 방송사 입장에서 충분히 전주시의 발전을 염두에 둔 당위성을 살펴볼 수도 있겠지만, JTV가 개발업자 사업을 띄워준다는 오해를 피하고 싶었다면 사업이 확정되지도 않은 개발 사업자를 전면에 등장시키지 말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자광이 저 프로그램 제작에 어느 정도 협찬을 했을지도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며 SNS 상에 의견들을 남겼다. 한 시민은 “뉴욕의 핵심은 (높은 타워가 아닌)시민들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넓은 중앙공원”이라며 “건물이 아니라 문화가 도시를 바꾼다”고 지적했다. 

”노골적으로 방송을 제작해서 화가 난다“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또 다른 시민은 “방송이 너무 뻔뻔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전주에 100년을 내다보고 랜드마크를 세웠으면 좋겠다“는 글도 올라왔다. 

지역방송의 특집 프로그램이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긍정적인 반응보다는 부정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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