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근의 지리산 문화대간(20)

고을의 선정이란 애향과 애국과 백성들이 보내는 추앙의 합이다. 일제 강점기 지리산 남원에는 큰 현안이 생겨나고 있었다. 일제의 민족정신 말살 시책의 하나로 이씨 조선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훼손하는 것이었고 그것은 운봉 황산대첩비를 파괴하는 것이었다.

1380년 9월에 고려의 이성계 장군이 왜구들을 격파하고 고려를 구해낸 지리산 운봉 황산대첩은 그 동력으로 조선을 여는 씨앗이 된 곳이다. 일제 강점기 조선의 이씨 종친들은 일제가 강제로 국유화하고 통제 관리하던 황산대첩지의 토지와 건물에 대하여 원래 주인인 자신들에게 매각해 주도록 신청했다.

일제는 신청서를 반려하면서 그 사유를 적시했는데 조선 사람들이 그 황산대첩비 속에 든 정신을 크게 숭상하고 독립정신으로 승계할수 있다는 것이 요지였다. 그러면서 일본 순사들을 동원하여 황산대첩비를 파괴했다.

그 당시 그 만행의 저지를 위한 고을 원님의 몸부림은 무엇이었을까? 묵인, 방조, 찬동 그 친일 행적은 어디에든 존재하리라. 백성의 기억과 기록은 정답으로 상속된다. 오늘 그 실체를 찾아 현장에 간다.

선정이란 애향과 애국과 백성들이 보내는 추앙의 합이니 그것이 제로이거나 마이너스라면 악정인 것이다. 

/글·사진: 김용근(지리산문화자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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