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1년 7월 30일(금)

'바다지키기 군산시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29일 전북도청 앞에서 새만금 육상태양광 사업부지에 반입되고 있는 제강슬래그의 전면 철거를 주장했다.
'바다지키기 군산시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29일 전북도청 앞에서 새만금 육상태양광 사업부지에 반입되고 있는 제강슬래그의 전면 철거를 주장했다.

“새만금호 다 죽는다, 중금속 오염 제강슬래그 당장 걷어내야" 

태양광 단지가 조성되는 새만금 공사현장에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제강슬래그가 사용돼 파문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즉각 제강슬래그 반입 중단과 제거를 요구하면서 각종 공사로 새만금호가 다 죽어간다고 주장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바다지키기 군산시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29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강슬래그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은 새만금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며 “반입된 제강슬래그를 당장 걷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모인 단체들은 “새만금에 사용된 제강슬래그에서 망간(Mn)과 크롬(Cr) 등 중금속이 검출됐다”며 “현장엔 백탁수(침출수)가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제강슬래그가 물과 만나면 화학 반응으로 강알칼리성이 되는데, 이로 인한 백탁수로 물고기가 죽는 등 환경 문제가 심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강슬래그는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과 폐기물 등 불순물을 뜻한다. 새만금 공사현장에 이 제강슬래그가 무상공급 돼 13만 톤이 매립작업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에 매립된 제강슬래그…"10분 만에 물고기 죽어" 

KBS전주총국 7월 29일 보도(화면 캡쳐)
KBS전주총국 7월 29일 보도(화면 캡쳐)

또한 이날 단체들은 "제강슬래그의 구성 성분 중 산화칼슘이 40%에 달한다"며 "특히 리트머스 시험지로 제강슬래그에서 나온 백탁수를 테스트했을 때 강알칼리로 나왔으며, 백탁수에 미꾸라지와 붕어를 넣자 10여 분 만에 껍질이 벗겨지며 죽었다"고 설명했다. 

제강슬래그는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폐기물관리법상 일반폐기물로 지정돼 있다. 다만, 해당 법 시행규칙에 따라 적정 기준을 통과하면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여전히 해석과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는 세아베스틸과 무상공급 업무협약을 맺고 제강슬래그를 무려 13만여 톤을 사용해 새만금 육상태양광 부지를 메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제강슬래그 유해성 논란을 제기했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지난 5월 군산시 옥도면 내초도 인근 300만㎡(90만 평) 부지에 3,900억 원을 들여 300㎿급 태양광 발전소 건설 사업이 착수된 가운데 사업자는 태양광 발전사업 부지에 관리도로를 조성하면서 도로 기층 보조재로 인근 철강회사에서 배출한 제강슬래그를 이용해 갯벌을 매립하면서 유해성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환경단체가 중금속 유해성 논란을 제기하자,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지난달 보건환경연구원에 철강 슬래그 용출검사와 함께 토양 오염조사를 의뢰했다. 이 결과, '납과 비소 같은 8가지 중금속이 조사 항목인데, 검출되지 않았거나 법적 기준치 이내였다'는 행정기관의 주장에 환경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KBS전주총국 7월 29일 보도(화면 캡쳐)
KBS전주총국 7월 29일 보도(화면 캡쳐)

환경단체는 "자체적으로 전문기관에 철강 슬래그 성분 분석을 맡긴 결과, 앞선 조사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은 망간 등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특별히 참석한 최병성 초록생명평화연구소장은 "아무 의미 없는 검사를 한 것“이라며 ”함량 조사, 더 많은 항목을 빠트리고 여전히 8가지 항목만 조사하고 안전하다고 시민들을 속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단체들은 “군산시가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 시험결과 제강슬래그에서 중금속이 불검출됐다는 이유로 새만금 반입을 허용했다”며 “하지만 새만금과 같이 물이 있는 곳에선 적합한 기준이 아니기에 다른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체적으로 한국세라믹기술원 등에 제강슬래그 유해성 분석을 의뢰한 결과, 바냐듐과 크롬, 망간 등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며 “세아베스틸이 처리하지 못해 쌓아둔 제강슬래그를 왜 새만금에 반입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또 “제강슬래그의 성분 중 산화칼슘이 40%에 달한다”며 “산화칼슘이 물과 만나 강알칼리가 돼 환경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백탁수에 미꾸라지와 붕어를 넣자 10여 분만에 모두 껍질이 벗겨지며 고통스럽게 죽어갔다”면서 “수질 개선을 위해 4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새만금에 환경을 오염시키는 제강슬래그를 투입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들은 따라서 “제강슬래그를 당장 거둘 것과 함께 친환경 제품으로 둔갑시킨 군산시와 철강업체, 이를 관리·감독하는 새만금개발청과 전북도, 전북환경관리청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성 목사 “새만금에 환경대재앙 시작됐다... 군산시 무슨 짓 한 건가” 화제  

최병성 목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최병성 목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한편 최병성 목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과 인터넷 언론 등에 ‘새만금에 환경대재앙 시작됐다... 군산시 무슨 짓 한 건가’란 제목의 글을 올려 종일 포털사이트와 SNS 등에서 화제를 모았다. 

초록생명평화연구소장을 맡아 4대강과 새만금, 산림벌목 현장 등의 환경문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 목사는 이날 자신이 올린 글에서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드넓은 새만금 갯벌에 중장비들이 마치 밭을 갈 듯 갯벌을 밀어내고 있다”며 “2023년 세계 청소년 잼버리대회를 이곳에서 개최하겠다며 갯벌에 야영장을 만드는 중”이라고 사진과 함께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종식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고, 변이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청소년이 한곳에 잼버리대회를 개최해도 문제없는 것일까?”라고 반문한 뒤 “잼버리대회를 여는 이곳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풍요롭던 갯벌을 막아 환경을 파괴한 곳임을 세계에서 모여 든 청소년들이 알게 되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일까?”라고 비판했다.

“유독물 들이붓는 육상 태양광, 갯벌 밀어내는 잼버리대회 공사 큰 문제” 지적 

2023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개최를 위해 새만금 갯벌을 밀어내고 있는 모습(사진=최병성 목사)
2023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개최를 위해 새만금 갯벌을 밀어내고 있는 모습(사진=최병성 목사)

그러면서 그는 “생명을 품어주는 갯벌 자체가 세계 자연유산이 되는 시대이지만 기후위기 시대에 내일을 보지 못하고 과거의 개발논리에 빠져 혈세를 탕진하는 현장이 바로 새만금임을 (개발)조감도가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면서 “33.9km 세계 최장이라고 자랑하는 방조제에 갇혀 시퍼렇게 썩어가는 새만금 호수 위에 둥둥 떠 있는 물체 위에 새들이 앉아 있고, 갈매기와 가마우지, 왜가리가 쉬고 있는 곳은 수상태양광 패널”이라고 소개했다.

최 목사는 태양광 공사현장의 유독물질 반입을 크게 걱정했다. 그는 “갯벌이었던 곳에 쇠기둥을 박아 태양광 패널들을 세우고 있고, 대형 덤프들이 연신 들어와 시커먼 물체를 퍼붓고 있으며, 태양광 단지 사이사이에 차량들이 오갈 관리 도로를 만드는 중”이라며 우려했다. 

최 목사는 또한 “만약 바닷물을 막는 방조제 건설을 하지 않았다면, 이곳은 지금도 전 국민의 밥상을 책임지는 풍요로운 생명의 갯벌이었을 것이고, 진작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을 것”이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수문을 열어 해수를 유통하면 썩어 악취 진동하는 새만금 호수 물도 맑아지고, 육지화 되던 갯벌들도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최 목사는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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