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1년 6월 10일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가 호남지역 지지기반 다지기에 본격 나섬으로써 광주·전남과 전북지역 민심이 꿈틀거리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경기도사까지 전북지역 지지모임 출범식에 참석해 조직망 정비에 나서는 등 표밭 갈이를 본격화하고 나서 지역 민심과 여론이 갈리는 양상이다. 

언론의 보도 행태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우선 전북지역에선 정 전 총리가 지난달 3박 4일 일정으로 전·현직 전북도의회 의장단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지역 청년창업가·수산업연합회·시장상인회·농민단체연합회 등과 잇달아 만나 “전북을 위해 써 달라"고 호소하며 세를 과시했다. 

이 기간에 전북지역 언론들은 많은 기사들을 쏟아냈다. ‘고향’이라는 점을 특히 강조하며 주로 긍정적인 기사들을 연일 풍성하게 생산·유통시켰다. 

민주당 대권주자들 잇단 지역 방문...지역언론들 엇갈린 보도 기류 

그런가하면 고향이 역시 전북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8일 전북을 찾아 민주당 변화를 위해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에 참여하겠다며 기자 간담회를 갖고 관심과 지지를 부탁했다. 

이처럼 민주당 경선이 다가오면서 주요 대권 후보 진영은 흩어져 있던 지지모임을 한데 모으며 조직 다지기에 힘을 쏟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정 전 총리의 전국 단위 지지모임인 '균형사다리 전북본부'가 다시 오는 12일부터 1주일 동안 각 시군을 돌며 발대식을 열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지모임인 '민주평화광장'도 이달 중순까지 17개 시·도 지부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어서 지역 정치권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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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6월 10일 1면 기사.

이에 질세라 이낙연 전 대표는 9일 전북대학교에서 전북지역 지지모임인 ‘신복지 전북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당내 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 기반 다지기에 나서 이목을 끌었다. 

5월 8일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5번째인 전북포럼에는 1만 3,00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지역 국회의원들 중에는 이 전 대표 시절 대변인을 역임한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 그리고 같은 당 이원택 의원이 행사에 참석했지만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리진 않았다는 점을 언론들이 강조한 걸로 보아 민감한 정치계절을 실감나게 했다. 

전북일보 서창훈 회장, '이낙연 지지모임' 앞장...따가운 시선, 왜? 

그런데 이번 전북포럼 전부터 주목을 끄는 인물이 있었다. 신복지 전북포럼의 수석상임대표를 맡은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이다. 그는 김근태재단 부이사장으로 주로 언론에 소개됐지만 전북에서 가장 오래된 일간지 사주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밖에 이날 포럼의 상임대표로는 송재복 정의평화포럼 전국 상임공동대표, 선기현 행복국가포럼 전북대표(전 전북예총회장), 이상렬 전 군산의료원장, 장선재 전북대학총학생연합회 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기업인, 교수 등 많은 인물들이 공동대표로 참여한 가운데 ‘이낙연 대통령 만들기’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전주MBC 6월 9일 보도(화면 캡쳐)
전주MBC 6월 9일 보도(화면 캡쳐)

그러나 많은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 중에서 이날 수석상임대표를 맡은 서창훈 씨는 김근태재단 부이사장 외에도 전북일보 회장, 우석학원(우석대) 이사장, 전 한국신문협회 부회장이란 직책이 알려져 단연 시선을 끌었다.

행사장에서도 이낙연 전 대표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세례를 받는 등 적극적인 이 전 대표 지지자로 부각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들도 나왔다. 

지역 간판 언론 사주의 특정 후보 지지, 언론 보도에 영향 없을까? 

KBS전주방송총국 6월 9일 보도(화면 캡쳐)
KBS전주방송총국 6월 9일 보도(화면 캡쳐)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일간지라는 점, 상대적으로 영향력을 지닌 언론사라는 점에서 사주가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데 앞장설 경우 해당 언론사 기사와 사설 등의 논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거보도에서 언론이 지켜야할 공정성, 객관성, 사실성의 기본 덕목 중에는 중립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사주의 특정 후보 지지가 자칫 자사의 보도에 영향을 마칠 경우 선거보도의 원칙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우려와 지적이 나올만하다.

가뜩이나 올해 전체 보도량에서 전북일보는 다른 지역 일간지들에 비해 이낙연 전 대표와 관련된 뉴스를 많이 기사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빅카인즈(BIGKINDS') 서비스를 활용한 뉴스 검색·분석을 실시한 결과, 올 1월 1일부터 6월 10일(오전 6시 기준)까지 '이낙연' 전 대표와 관련된 검색 기사는 모두 104건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전북일보 자사 홈페이지 상세검색 기능에서 검색된 관련 기사 건수도 108건으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전북일보 '이낙연 관련 기사' 전북 4개 일간지들 중 가장 많이 보도 

전북일보 6월 9일 3면 기사.
전북일보 6월 9일 3면 기사.

전북일보의 이 같은 보도량은 같은 기간 전북도민일보의 '이낙연' 관련 자사 홈페이지 기사 검색 수 85건과 빅카인즈 기사 검색 수 84건에 비해 20건이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이 기간 동안 전라일보와 새전북신문의 경우 자사 홈페이지 상세 검색을 통해 '이낙연' 전 대표와 관련된 기사를 분석한 결과 각각 79건과 54건으로 나타나 전북일보의 보도량에 비하면 현격한 차이가 있음이 확인됐다.

인근 광주·전남지역 주요 일간지들도 빅카인즈 뉴스 분석 서비스를 통해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광주일보의 경우 이 기간 동안 이낙연 전 대표와 관련된 기사는 76건, 전남일보는 197건으로 나타나 언론사별로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전북일보에 비해 광주일보가 훨씬 낮게 나타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의 전북일보 뉴스 검색 결과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의 전북일보 뉴스 검색 결과

전북일보는 이 기간 동안 정세균 전 총리와 관련된 기사를 이낙연 전 대표 기사보다 1-2건 더 많이 보도했지만 다른 전북지역 일간지들에 비해 이 전 대표 기사가 눈에 띄게 많았음이 확인됐다.

다만, 이 전 대표와 관련된 기사들 중에는 다른 경쟁 후보들의 이름이 검색되는 기사들이 상당수 있었다. 이름이 중복된 기사가 많은 이유는 민주당 경선 후보들을 비교·분석하는 기사들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지역 일간지들의 정세균 전 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에 관한 보도량도 함께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언론사별로 확연한 차이가 있음이 발견됐다.

정세균 전 총리 기사 전라일보, 전북도민일보 순으로 많아 

정세균 전 총리의 경우 1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북지역 4개 일간지들 중에서 전라일보가 가장 많은 178건, 전북도민일보 138건, 전북일보 109건, 새전북신문 106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지역에선 광주일보 67건, 전남일보 122건으로 역시 차이를 나타냈다. 이재명 지사와 관련된 기사의 경우 전북지역에서는 전라일보가 가장 많은 63건, 전북일보 54건, 전북도민일보 42건, 새전북신문 30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지사와 관련된 광주일보 기사는 이 기간 동안 48건, 전남일보는 69건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호남지역에서 지지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나선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설 후보들에 관한 지역언론의 보도에 있어서 긍정적인 보도가 우세한 가운데 보도량의 차이가 언론사별로 크게 다른 이유는 뭘까? 

이벤트 행사와 기자회견 등 현상을 기반으로 한 일반기사 외에도 해설과 사설, 칼럼 등에서 각 후보들에 대한 보도량의 편차가 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설과 칼럼 등에는 자사의 '이해관계'가 개입될 소지가 크다. 이 때문에 선거 기간에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곤 한다. 이런 점들을 주시하며 독자들은 선거관련 기사들을 보아야 할 것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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