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2년 11월 21일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남부지방이 올 겨울 ‘라니냐’ 영향으로 최악의 가뭄 현상을 맞을 것이란 예보가 이어지면서 전국 각 지자체들이 대비책 마련에 비상이다.  

특히 광주시와 전남도는 물론 광주시·전남도의회의 경우 ‘최악의 가뭄에 따른 물 부족 위기 대응'을 시민들에게 적극 호소하는 등 체계적인 지자체의 수자원 관리에 나섰다. 이에 반해 인접한 전북도와 전북의 시·군, 지방의회들은 최악의 가뭄 현상에 대한 인식과 대책이 부족하거나 미흡한 실정이어서 대조를 이룬다.  

광주·전남 “올 겨울 눈·비 적어 가뭄 해갈 난망…일상 속 철저 대비해야” 호소 

강기정 광주시장이 16일 오전 광주시청 앞 사거리에서 직원들과 가뭄 극복을 위한 생활 속 물 절약 실천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다.(사진=광주시 제공)
강기정 광주시장이 16일 오전 광주시청 앞 사거리에서 직원들과 가뭄 극복을 위한 생활 속 물 절약 실천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다.(사진=광주시 제공)

21일 광주시와 전남도, 해당 지방의회 등에 따르면 남부지방의 가뭄 심화로 광주·전남지역의 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광주시와 전남도는 '20% 물 절약' 등 비상 대응에 나서는 한편 급수 지원 등 신속한 추가 대책을 마련 중이다. 

당장 전남도는 가뭄우려 지역에 예비비 10억원을 긴급 편성하고 급수차 운반 지원과 해수 담수화 시설 설치, 대형 관정 개발 등 가뭄 대책 추진에 쓰이도록 지원했다. 전남 완도 소안도와 금일도는 이달 들어 제한 급수가 이뤄지고 신안군 5개 읍면도 식수난 부족으로 지하수와 농업용수를 활용하고 있을 정도다. 

올 들어 현재까지 전남의 강수량은 851mm로 평년의 61.5% 수준으로 주요 수원지의 평균 저수율이 35.8%로 ‘심각’ 수준 단계에 있다.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면서 물 부족 현상이 확산되자 광주시·전남도의회도 물 부족 위기에 따른 대응을 호소하고 나섰다. 

광주시의회는 16일 호소문을 발표하고 물 절약을 당부했고, 전남도의회도 물을 아끼기 위한 대책을 점검·촉구하는 등 물 공급 방안 다각화와 가뭄 대책 마련을 위해 조례안을 마련하고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시에 따르면 15일 0시 기준, 광주시민들의 주요 식수원인 주암댐과 동복댐의 저수율은 31.8%(1억 4,520만톤), 32%(2,940만톤)로, 이는 평년과 대비하면 저수율이 절반 수준에 불과한 형편이다. 

여기에 기상청은 올 겨울 광주·전남 등 남부지역이 지난해보다 춥고 눈이나 비가 적게 내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겠다고 예보해 더욱 불안하다. 특히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3년 연속 ‘라니냐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남부지방 가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북지역 올 강수량 1973년 이후 8번째 적어...비·눈 의존 ‘해갈’ 역부족 

kbc광주방송 11월 14일 뉴스 화면(캡처)
kbc광주방송 11월 14일 뉴스 화면(캡처)

전북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북지역은 올들어 이달 17일까지 누적 강수량이 평년의 71% 수준인 894.6mm이며, 이는 같은 기간 강수량으로는 1973년 이후 8번째로 적은 양이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전북지역 저수율은 50%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가을 가뭄이 심화되고 있다. 전북도와 기상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내린 비의 양은 830mm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가 적게 내렸다.

이에 따라 이달 현재 전북지역 저수지의 저수율은 51%로 전국 평균 저수율인 65.9%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의 경우 저수율이 19.1%에 불과해 이미 바닥을 보이고 있다. 농업용수는 물론 식수 공급에도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저수율이 갈수록 낮아지는 저수지 모습.(자료사진)
저수율이 갈수록 낮아지는 저수지 모습.(자료사진)

올 겨울 눈 소식이 잦을 것이란 예고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가뭄 현상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남부지역 강수량이 평년(1991~2020년) 동기 대비 60%에 그치고 있다. 특히 남해안과 지리산 일대는 여름 남서계절풍이 불 때나 태풍이 지나갈 때 비가 쏟아지는 다우지(多雨地)임에도 남부지역이 올해 비가 매우 적게 내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라니냐' 현상이 3년이나 이어지고 있는 점이 남부지방 가뭄에 근본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라니냐는 적도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현상으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지금 라니냐는 2020년 8월 시작해 이어지고 있는 것이어서 세계기상기구(WMO) 등은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라니냐는 열대 중태평양부터 남미 해안에 이르는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로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라니냐가 발생할 경우 11월~2월에 기온이 낮고 건조해지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기상청은 이번 겨울에도 라니냐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남부지역의 해갈이 올 겨울에도 어려울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라니냐 영향, 강수량 평년 비해 턱없이 부족...“지자체별 물관리 컨트롤타워 필요”

전남일보 11월 17일 3면 기사(PDF 지면 서비스 캡처)
전남일보 11월 17일 3면 기사(PDF 지면 서비스 캡처)

기상청은 특히 라니냐가 이어지는 탓에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올 겨울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더 이상 국가 사무라는 이유로 수자원 관리에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광주·전남지역에서 지방의회를 중심으로 높게 일고 있다. 

심지어 “제주도처럼 체계적인 수자원 관리를 위해 '물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물관리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인접한 전북지역은 먼 남의 일 처럼 관망하는 수준에 불과해 우려와 불안의 목소리가 높다. 

인근 광주·전남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가뭄으로 저수율이 바닥을 보이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상청은 “올 겨울 남부지역은 강우량이 적어 가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일상생활 속에서 가뭄에 대한 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계속 경고하고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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